부산도시철도 2호선을 타고 양산 방향으로 가다보면 대연동역 다음에 못골역이 나온다. 못골은 옛날부터 황령산 골짜기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커다란 못이 여러 곳에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못골 어느 곳에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못골 뱀학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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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과 콩나무 제공 |
이 뱀학교에는 여러 가문의 뱀들이 와서 공부를 한다. 날씨가 가물어 모두들 걱정을 하지만 아직 못골은 물이 마르지 않아 다행으로 여기고 있었다. 오늘은 각자의 수준에 맞는 종목으로 시험을 친다. 누룩뱀 가문의 누룩은 혀 멀리 내밀기 등의 시험을 친다. 능백사 가문의 난백은 누룩에게 시험이 너무 쉽다고 놀리지만 누룩은 아버지가 이 정도 실력만 익혀도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다했다고 말한다. 그런 누룩은 친구들에게 잘하고 전학 온 아이들에게도 친절하게 도와준다. 난백은 최고 과정 하나만 끝내면 으뜸반을 마친다.
그런데 용학교에서 포용이라는 아이가 전학을 온다. 도무지 용 같지가 않은 왜소하고 의욕이 없어 보이는 어린 용이다. 그런 용을 누룩이 곁에서 도와준다. 아이들은 전학생을 받으면 안 된다고, 그러면 먹을 물마저 부족하다고 하는 어른들의 말을 듣고는 포용을 괴롭힌다. 가뭄대책회의에 다녀온 교장선생님도 뾰족한 수가 없다. 오로지 비가 내려야만 해결될 일이었다. 용이 아니면 날씨를 부릴 수 없다고 하니 뱀들은 용을 미워했다. 가뭄이 더해가자 동물들은 못골로 서서히 모여들었다. 그러나 어른들은 보초까지 서가며 물을 지키려한다. 그 때, 늘 소극적으로만 행동하던 포용이 말했다. “못골 물을 다 같이 마시면 안 되나요? 물은 누구나 다 필요하니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나누어 먹는 것이 다 같이 사는 방법일 것 같아요.”
어른들이 못골 물은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용에게 머리 숙여가며 얻어온 물이라 꼭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포용은 머리를 숙여가며 얻은 것은 비굴하게 얻은 것이지 지켜낸 게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 당당하게 지켰다면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비굴하게 얻은 것으로 인하여 자기 것도 자기 것이라고 떳떳하게 말 못하고, 변명에 급급한 이들이 인간 세상에도 속속 보인다.
어른들의 말에는 아무 의심이 없던 난백과 누룩은 포용의 말을 듣고 깨닫는다. 못골 물을 지킨다면 다른 동물들이 모두 죽게 될지도 모른다고. 마음이 통하자 삼총사가 된 이들은 몰래 물을 머금고 나가 동물들에게 나누어 준다. 난백은 포용으로부터 받은 작은 구슬로 나는 연습과 비구름을 몰고 오는 연습에 빠진다. 비늘이 닳고 벗겨지는 고통을 참아내며 연습한다. 오로지 다 함께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이다. 드디어 난백의 노력과 누룩이와 포용의 도움으로 못골에는 단비가 내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자들이 사는 한 아파트에서는 몇 천원의 부담이 싫어 경비원을 해고한다는 뉴스도 들리고, 또 어느 아파트에서는 주민투표로 경비원 해고를 막았다는 뉴스도 들린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가슴을 촉촉이 적셔줄 단비 같은 소식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