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더 깊은 감성으로 돌아온 정우련 소설가

지역 문단 기대주서 잠시 이탈, 13년만 산문집 ‘구텐탁…’ 출간

  •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  |   입력 : 2018-01-23 18:41:02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자기고백·타인 향한 시선 담아
- “봄에 새 소설집… 열심히 쓸 것”

산문집 ‘구텐탁, 동백아가씨’를 낸 정우련 소설가를 만났을 때 어쩐 일인지 그는 진심으로 부끄러워했다.
   
최근 산문집 ‘구텐탁, 동백아가씨’를 펴낸 정우련 소설가.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무려 13년 만에 책을 냈는데 소설집도 아니고 산문집이라니, 어디 얘기도 못 했어요. 그동안 문단 선배들의 꾸지람을 많이 들었거든요. 이렇게 작품을 안 쓰니 정우련이는 이제 끝난 것 같다고 호된 말도 듣고….”

199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등단한 그는 2000년 부산소설문학상을, 2004년에는 소설 ‘빈집’으로 부산작가상을 받았고, 사람 좋아하는 성격으로 부산작가회의 등 단체 활동도 열심히 하는 지역 문단의 기대주였다. 이후에도 신문에 칼럼과 에세이를 쓰고 단편도 발표했지만, 소설집 한 권을 낼 만큼은 되지 못했다. 가족에게 정신과 시간을 쏟아부어야 했던 시기에 그는 ‘대열’에서 이탈해야 했다.

   
그가 그동안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보며 살았는지는 산문집을 통해 일부 알 수 있다. 표제작보다 더 마음을 파고든 글은 ‘송정연가’다. 슬픔이 자신의 모태신앙이라고 쭈뼛거리듯 말하는 이 글은 소설가로서 자기 고백 같다. 작가에게 고향이란 글의 원천이며, 감성의 근원이며 때로는 벗어날 수 없는 굴레다. 그의 고향은 영도 대평동이다. 옛 조선소는 영화를 누렸을지언정 사람들은 가난했다. 엄마가 가장 절실한 시기에 엄마와 떨어져 대평동에 살았던 소녀는 말이 없었다. 만국기를 달고 출항하는 어마어마하게 큰 배를 보면서 소녀는 언젠가 저 배를 타고 다른 세상으로 가겠다고 생각했다. 마을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 다니던 소녀는 지금 어디든 바다를 떠나 살고 싶지 않은 소설가가 됐다.

작가는 자신을 문학으로 이끈 것이 유년의 슬픔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처럼 나약하고 상처 많은 인물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부유한 환경에서 곱게 자랐다면 절대 소설가가 되지 못했을 거예요. 집안에 글 쓰는 사람도 없었고, 문학적 환경은 아니었거든요. 어느 파독 간호사의 기구한 삶을 옮긴 ‘구텐탁, 동백아가씨’를 표제작으로 삼은 건 그래서 의미가 있어요. 삶에 굳건하게 뿌리내리지 못하고 사는 인물들,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 알고 보면 역사의 희생양인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건네는 인사 같은 느낌이니까요.”

지금 그는 꽤 들떠있는 것 같다. “다른 지역을 오가며 다른 일로 바쁘게 살았는데 지금부터는 부산에서 열심히 글을 쓸 거예요. 이제 아이들도 저 갈 길 가고 나 자신과 내 글만 생각해도 될 만큼 여유가 생겼어요. 바쁜 와중에도 꾸준히 작품 써내는 소설가들 보면서 부럽고 초조했거든요. 한참 뒤처졌으니까 더 매달려야죠. 참, 산문집이 먼저 나오긴 했지만 초봄에는 소설집도 나올 거예요”.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3. 3[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4. 4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5. 5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6. 6[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7. 7"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8. 8트럼프 “韓 알래스카 안 해도 괜찮다…더 청구하면 돼”
  9. 9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10. 10[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3. 3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4. 4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5. 5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 1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2. 2"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3. 3[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4. 4예가람저축은행 해킹 피해로 고객 4만명 정보 유출
  5. 5현대캐피탈도 해킹 피해…주택대출 모집인 146명 개인정보 유출
  6. 6당국, '해킹사고' 확산에 내일 금융업권 긴급소집
  7. 7“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8. 8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9. 9"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10. 10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3. 3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4. 4[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5. 5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6. 6“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7. 7“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8. 8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9. 9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0. 10‘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1. 1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2. 2[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3. 3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4. 4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5. 5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6. 6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7. 7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8. 8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9. 9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10. 10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미리보는 제31회 BIFF
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박자현-꾸지 않는 꿈
장승택-ayered Painting P60-11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인턴’, ‘오디세이’ 제치고 정상…허진호 감독 ‘암살자(들)’ 예매율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일 (음 8월 21일)
오늘의 운세- 2026년 9월 30일 (음 8월 20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할아버지·아버지·본인·아들까지 정쟁으로 죽은 김제겸의 글
아침 산안개를 읊은 조선 전기의 문신 월헌 정수강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