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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축제’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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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적인 제목이다. 누군가의 죽음으로 빚어진 장례와 그 장례가 치러지는 상가에서 빚어지는 일련의 일을 다루면서도 ‘축제’라는 이름이 붙다니.
영화 ‘서편제’의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한국 영화사에 또 하나의 ‘한국적인 영화’로 기록됐다. 원작자 이청준이 겪은 자전적 사건들을 풀어낸 이 영화는 시리도록 아프다.
이 영화는 누군가에겐 ‘서슬퍼런 칼로 베어도 이렇게 아프지는 않겠다’ 싶을 만큼 아픈 영화일 것이 분명하다.
△영화 ‘축제’ 줄거리:
40대의 유명작가 이준섭(안성기 분)은 시골에 있는 노모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는다. 준섭의 도착에 따라 장례가 시작되고 시집와서 지금까지 시어머니를 모셔온 준섭의 형수는 그 시어머니의 죽음에 그동안 고생해온 자신의 설움이 은근히 복받친다. 5년이 넘게 노망을 앓아온 87세 할머니의 죽음은 상가에 온 사람들을 그리 슬프게는 하지 않는다. 더러는 노골적으로 호상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다. 어머니의 죽음을 놓고 조금씩 생기던 가족간의 갈등은 13년 전 돈을 훔쳐 가출한 준섭의 이복조카 용순(오정해 분)이 나타나면서 깊어진다. 요란한 복장과 천연덕스런 행동... 용순은 자신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 이복언니 형자(홍원선 분)와 대판 싸우고 상가를 나간다. 모친상을 통해 준섭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하는 기사를 쓰러운 기자 장혜림(정경순 분)은 용순에게 따라붙어 이런저런 질문으로 은근히 용순의 부아를 돋구고 용순이 어릴 적 계모와 이복 형제들의 틈바구니에서 자신을 사랑해 준 할머니에게 깊은 애정을 갖고 있음을 알고 사회적으로 출세를 했으면서도 직접 어머니를 모시지 않은 삼촌 준섭에 대해 적의를 갖고 있다는 것도 알아낸다.
장례의 둘째날... 염습과 성복으로 시작된다. 가족들이 준비한 상복을 입는 동안 용순은 자신이 직접 준비해온 어디에 서 있어도 눈에 띄는 호사스러운 상복을 입는다. 장혜림은 전날 마신 술이 깨지 않은 몸으로 취재하느라 분주하고 준섭의 친구들은 바다로 나가 낚시를 즐기고 산일을 맡은 우록 선생은 와서 어른들과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본격적으로 문상객들이 밀려든다. 밤이 되면서 여기저기 노름판이 벌어지고 조의금을 슬쩍해서 노름을 계속하는 사람, 윷놀다 끝내 싸우는 사람들. 갖가지 해프닝들로 상가는 소란스러운데 그 와중에 소리하러 온 소리꾼은 만취해서 실려 나가고 하는 수 없이 새말의 소리로 초경이 시작된다. 초경 이경 삼경을 지내는 것은 발인 전날밤을 보내는 이 지방의 풍습이다. 그러나 초경에서 삼경으로 가면서 사람들은 술에 취하고 점점 노골적인 놀이판으로 변한다. 만취한 용순은 앙칼진 목소리로 이 놀이판에 찬물을 끼얹는데. 발인날, 상여를 메기로 한 서울패들은 읍내 여관에서 늦는다. 그러면서도 준섭은 일을 진행시키는데 상여가 나가고 용순은 장혜림이 건네준 준섭의 동화를 보는데...
△영화 ‘축제’ 해설:
‘서편제’(1993)로 한국영화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돌풍을 일으킨 임권택의 연출작. 원작 이청준. 노모의 장례식을 계기로 그동안 쌓였던 갈등을 풀고 화해에 이르는 가족 구성원의 이야기를 그렸다. ‘축제’는 실제 원작자 이청준의 어머니의 삶과 말년의 치매증, 그리고 죽음과 장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자전적 이야기로 작가는 그가 쓴 시나리오를 영화촬영과 함께 소설로 전환하면서 “어머니의 장례를 다시 한 번 더 치르는 것처럼 힘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는 한국 전통문화인 효에 대한 감독의 관점을 펼쳐 보이면서 아기자기한 실험이 다양하게 진행된다. 예를 들어 이야기 속의 이야기와 현실과 동화의 세계를 대비시키면서 주제를 강화시킨다. 청룡영화상과 백상예술대상에서 임권택 감독상, 영평상에서 안성기가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 100선’에 선정됐다.
△영화 ‘축제’ 감독:
1936년 전남 장성 출생. 해방전후 부친과 삼촌의 좌익활동으로 집안의 가세가 많이 기울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유년시기와 학창시절을 지냈다. 한국영화가 양적 풍요로움을 구가하던 60년대 감독으로 출발한다. 1970년대에 <왕십리>(1976), <낙동강은 흐르는가>(1976), <상록수>(1978), <깃발없는 기수>(1979)를 통해 작가적 역량을 축적하여 1980년대로 접어든다. 1980년대는 감독 스스로 다시 제작하고 싶은 영화라고 부를 정도로 애정을 지닌 <짝코>(1980)를 연출하면서 전성기를 열어간다. 대표작은 1981년 <만다라> <아제아제바라아제>(1989)가 있으며 1993년 한국영화 관객동원 100만을 돌파한 기념비적인 작품인 <서편제>와 2000년 칸 영화제 경쟁부분에 초청된 <춘향뎐>등 10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그는 98번째 작품인 <취화선>(2002)으로 제 55회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올라섰다. 2011년 그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2011)가 완성됐고, 2015년 김훈 원작, 안성기 주연의 <화장>을 발표했다.
영화 ‘축제’를 방영하는 EBS ‘한국영화특선’은 매주 일요일 밤 10시 55분에 방송된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