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정조교양대학 교수로서 가르치고 연구하는 김준혁 박사가 쓴 정조가 만든 최강 군대 장용영의 도입부는 웬만한 역사소설 뺨치게 흥미진진하다.

잠깐 소개하자면, 이런 식이다. “전설의 조선검이라 불리는 김체건은 그의 아들 김광택에게 무예를 전수했고, 김광택의 무예는 임수웅과 백동수로 전달되었다. 임수웅은 사도세자의 최측근 무사였고, 백동수는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의 최측근 무사였다. 사도세자는 임수웅과 함께 ‘무예신보’를 만들었고, 정조는 백동수와 함께 ‘무예도보통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무예도보통지’는 장용영의 기반 병서로 신라의 ‘무오병법’과 고려의 ‘금해병법’을 능가하는 우리 역사상 최고의 무예서가 되었다.”(15쪽)

수원에서 나고 자란 저자 김준환 교수는 ’조선 정조대 장용영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수원의 화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뒤 수원시가 화성 복원 사업을 할 때 수원시 학예연구사가 되어 ‘정조’와 ‘수원’에 관해 깊이 공부하고, 이와 관련한 책도 여러 권 펴냈다.

‘정조가 만든 조선의 최강 군대 장용영’은 개혁 군주, 학자 군주이자 무(武)의 중요성을 깊이 알았던 무인군주였던 정조대왕이 친위부대이자 백성을 위한 군대로 창설한 장용영의 모든 것을 담았다. 이야기 들려주듯 흥미로운 문체는 독자에게 조선 영·정조대의 강건한 기풍을 소개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한 선조의 모습을 보여준다.

조선은 말기가 되면서 믿기 힘들 정도로 문약하고 부패한 나라가 된다. 그러나 그런 모습이 후기 조선의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만나는 장용영의 기상은 매우 인상 깊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