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관공연 음향 꽤 훌륭했지만
- 태생적 부족함 가진 복합공간
- 그 빈틈은 기획력으로 채우고
- 부산 예술문화 미래 설계해야
대한민국 산업화·근대화의 한 축이던 기계 중심 와이어 생산 공장에서 새로운 삶의 변화를 모색하는 문화공장으로 그 자신의 변화를 시행 중인 F1963의 ‘석천홀’ 개관을 바라보는 필자의 마음은 설렜다. ‘노동’이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인식되던 산업화 시대의 주역 시설이 이제는 삶의 질을 생각하게 하는 새로운 변화에 한 걸음 앞선 것이다. ‘노동’은 인간의 가치를 실현하는 매우 중요한 자기실현 행위이다. 이 노동은 ‘최초의 역사적 행위’를 유발하는 욕구를 통해서 인간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행위로 발전해왔다, 고 칼 마르크스는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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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부산 수영구 망미동 F1963 석천홀에서 지휘자 금난새와 뉴월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개관 공연을 하고 있다. F1963 제공 |
이 정신문화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민관 모두가 자신의 것을 조금 내려놓고, 새로움을 향한 의미 중심의 공동체적 생각을 나누었다. 고려제강 측에선 큰 이윤이 남을 수 있는 또 다른 사업으로의 전환을 내려놓고 정신적 가치 중심의 변화 현장에서 한걸음 앞서 걷기를 자처했고, 부산시를 비롯한 관련 기관이 함께 손을 잡으며 새로운 예술문화의 장이 펼쳐졌다. F1963은 2016년 부산비엔날레를 품어 장소와 시간이 지니는 가치를 인정받았고, 복합문화공연장인 석천홀의 탄생으로 한층 더 새롭게 거듭났다.
필자가 세상을 보는 두 축은 역사성과 다양성이다. 단편적인 사건의 집합체도 중요하지만, 사건과 사건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급속하게 변화를 거듭하는 현대의 물결 속에서도 지난날을 잊지 않고 과거의 시간을 지속시키고자 하는 역사성은 결국 ‘무엇을 지킬 것이냐’ 하는, 역사를 보는 인식의 차이이기에 더욱 소중하다. 또한, 긴 역사적 현실을 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수단은 결국 다양성을 인정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다양한 관계가 이루는 접점을 다양한 방법으로 찾아 나갈 때 역사는 다양한 문화적, 사회적 현상을 품을 수 있고, 우리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 현상을 통하여 역사를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달 30일 F1963 석천홀에서 열렸던 금난새와 뉴월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개관 음악회에서 공연장은 꽤 훌륭한 음향을 들려주었다. 석천홀의 특징이 복합문화공간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뭘 해도 조금은 부족한 공간이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 공간을 규정짓는 힘은 ‘기획력’에 있다. 기획이란 본질을 꿰뚫는 힘이다. F1963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과거 산업현장에서 새로운 문화현장으로 이어지는 ‘생산’이라는 전통성과 ‘사람 중심 사회’라는 정통적 가치를 보여주는 기획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지역의 전통성은 지역성을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지역을 품지 않은 채 전통을 이야기할 수 없다. 세계를 품고자 하는 지역 공연장은 철저하게 지역 예술인을 품어야 한다.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난 다양한 지역 예술문화가 세계와 맞닿는 기회의 장, 역사의 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지역은 세계와 맞닿는 접경이므로.
음악평론가·문화유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