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 앞에 섰다.
두렵기만 하다. 시라는 것이 알면 알수록 더욱 거대한 산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길을 잃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 모른다. 그래서 두렵다.
시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10년쯤 전의 일이다.
개인사가 힘든 시기에 아버지마저 돌아가셨다.
그 어려웠던 때 시가 나에게 왔다.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힘들 때마다 시 한 줄에 몸과 마음을 맡겼다.
그런 한편으로 시인이 되고 싶었다. 물론 문청 시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공부 없는 객기만 앞섰다.
요즘 시는 아주 어렵거나 너무 쉽거나 두 가지 중 하나다.
어려운 시는 독자가 외면하고 너무 쉬운 시는 독자가 경멸한다.
나무의 목숨값에도 미치지 못할 가벼운 시집들이 버젓이 나온다.
시인은 넘쳐나는데 시는 멀어지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것은 슬픈 일이다.
하지만 수많은 문청은 지금도 시대의 각혈로 글을 쓰고 있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제 막 싹을 틔운 나의 시에 많은 채찍과 격려가 함께하길 빌어 본다.
부족한 글에 손 내밀어 주신 정일근, 손택수, 조향미 심사위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약력=1958년 경남 창원 생.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졸. 전 부산일보 기자. 전 경향신문 기자 . 현 부산지방공단스포원 공로연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