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김세훈 위원장의 사표 수리 이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수장 자리가 공석이다. 영화계에 독립영화 및 예술영화의 진흥, 스크린독과점, 대기업의 수직계열화, 영화 관객 정체, 한국영화의 해외 진출 등 영화계의 난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무려 6개월 가까이 차기 영진위원장이 임명되지 못한 것이다.
현재 차기 영진위원장 후보로 권칠인 감독(‘싱글즈’, ‘관능의 법칙’ 연출. 인천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역임)과 오석근 감독(‘101번째 프로포즈’, ‘연애’ 연출,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역임)이 공모에 지원해 조만간 문화체육관광부 도종환 장관이 임명할 예정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여파로 지난 9년간 영진위가 제 할 일을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새롭게 영진위의 수장에 오르게 될 두 명의 후보는 영진위에 어느 때보다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한국영화기자협회에서 열린 두 후보자의 공청회는 더욱 무게감을 가졌다.
충무로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한국영화아카데미 선후배인 두 감독은 영진위의 개혁과 영화계 현안 해결, 아시아 시장의 개척 등의 큰 그림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 일치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 구체적 실행 방안에 있어서는 다른 면모도 보였다. 특히 영진위 내부 개혁에 대해서 그 필요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권 감독은 ‘특정 업무에 대한 전문가 수혈’을, 오 감독은 ‘현 직원들과 소통을 선행한 후 개혁’이라는 차이점을 보였다. 이에 따라 권 감독은 “영진위가 백화점식 사업을 하고 있는데 사업의 우선순위를 따져서 사업 중심으로 인원을 편재할 것이며, 제작지원 사업은 영진위가 제작과 상영, 유통, 해외시장 진출까지 함께할 수 있게 전문가적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오 감독은 “실질적으로 영화계 직능 단체의 장으로 구성된 영진위원들과의 회의 및 합의를 통해 영진위원장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살펴보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영진위가 당면한 시급한 과제에 대해서는 ‘영화인들로부터의 신뢰성 회복’이라는 공감대 속에서 권 감독은 ‘영진위 지원사업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담보’를, 오 감독은 ‘스크린 독과점 및 대기업 수직계열화 등에 대한 입법 추진’을 우선 순위로 꼽았다.
무엇보다 두 후보는 3년의 임기 안에 지난 9년간 유명무실했던 영진위를 정상화시키고, 영화인들이 일상 속에서 피부로 느끼는 영진위가 되기 위한 기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공감했다.
조만간 두 후보 중 한 명이 임명될 텐데, 그간 영화인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영진위의 위상이 다시 제자리를 찾길 기대한다.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