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석남사는 절 운영의 모든 것을 선방(禪房) 위주로 합니다. 본방(本房) 운영에 선방 스님은 일절 동원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공부만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우리 절의 가풍입니다.”
울산 석남사 주지인 구과(九果) 스님에게 석남사만의 특징이나 내세울 만한 점을 물었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이어 “본방 스님들 가운데 한두 명 노스님들을 제외하고는 소임을 맡지 않는 스님이 없다. 소임과 화두를 동시에 챙기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긴다”는 말로 모두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하나같이 충실히 수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석남사 선방은 청규(규칙)와 수행이 엄격하기로 유명함에도 많은 수좌들이 다시 찾는다. 이유에 대해 스님은 “성철 스님과 인홍 스님으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수행 가풍이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밝혔다.
수행 정진의 도량을 이끌고 있는 주지답게 구과 스님은 강단이 있는 걸로 불교계 내에 정평이 나 있다. 나아가 스님은 참선과 대중 포교에도 전문가이기도 하다. 선학을 공부해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선방에서만 8년을 살았다. 석남사 포교원장으로 있을 때는 불교 교양대학과 야간대학을 운영하면서 9명에 불과했던 학생을 60명까지 늘렸다. 특히 2014년 한국문화연수원장으로 취임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참선 프로그램을 상설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반인들이 어렵게 느껴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화두선(話頭禪)을 대중화하는데 성공했다.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어 사찰음식과 다도에도 조예가 깊다.
스님은 석남사와는 인연이 오래되고 또한 많다. 대학 재학 중 불가와 인연이 닿아 출가를 석남사에 했다. 이후 원광스님을 은사로, 1984년 해인사에서 자운스님을 계사로 수계했다. 이어 봉녕사 승가대학을 졸업한 후 약수암 죽림선원, 사불선원, 내원사 동국제일선원, 삼선암 반야선원, 영각사 극락선원 등을 거쳐 제15대 중앙종회의원으로 활동했다. 구과란 법명은 성철 스님으로부터 받았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