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저스티스 리그’가 개봉한 최근 원더우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원더우먼은 슈퍼맨과 배트맨의 폭력성에 항의하던 학부모들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졌다. 원더우먼을 만든 윌리엄 멀튼 마스턴은 DC코믹스에 사회의 전형적인 여성상에는 강인함, 힘 ,기운 같은 것들이 부족하다며 원더우먼이 새로운 여성상으로서 심리적 프로파간다(선전) 기능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찰스 멀튼’이라는 필명을 쓰는 마스턴이 페미니즘을 접한 것은 하버드 재학 시절이었다. 당시 하버드 캠퍼스에서는 “여성 참정권을 지지하는 남성 연대”가 막 출범했고, 마스턴은 최저 임금 운동가와 전투적인 성향의 참정권 운동가 등 당대의 유명 페미니스트들과 교류했다.

그런 그는 코믹스의 내용이 그것을 접하는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주목했다. 때문에 피가 난무하는 남성성과 폭력성으로 비난 받던 DC에게, 그 비난에 대비되는 여성인물을 창작하게 된다. 그것이 ‘원더우먼’이었다.

그런 원더우먼은 남성만큼 강하지만 남성과는 달리 사랑과 유연함, 모성과 애정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여성의 모습을 지녔다. 이처럼 ’원더우먼’은 단연 ‘힘 센 여자 슈퍼맨’이 아닌 작가가 생각했던 페미니즘의 구현이었던 것이다.

한편 ‘원더우먼’의 제작자 몰튼은 사람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게된다. 어느날 그에게 두 명의 아내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당초 원더우먼이 묶이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 원작 만화에 대해 몰튼은 ‘여성의 억압된 현실’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으나, 훗날 오히려 ‘성상품화를 위한 것 아니냐’는 비난에 시달리게 됐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