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에서 난 혁거세, 아내를 빼앗긴 처용의 노래, 순교한 이차돈의 목에서 쏟아진 흰 젖, 탑돌이 하던 호랑이와 인간의 사랑.
한국인이면 누구나 알고 있을, 다소 기이하고 믿기지 않는 이들 이야기의 출처는 모두 ‘삼국유사’이다.
합리와 이성을 중시했던 유학자 김부식이 쓴 최고(最古) 역사책 ‘삼국사기’에 수록되지 못했던 ‘유사(遺事)’. 즉, 잊히고 잃어버린 일이지만 후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을 간추린 기록인 셈이다. 고조선과 단군 신화 또한 삼국유사가 최초로 다뤘다.
삼국유사, 역사가 된 기이한 이야기는 한때 정통 역사서로 인정받지 못했으나 고대사의 실마리를 남겨 우리 뿌리를 찾는 데 큰 역할을 한 삼국유사를 어린이가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해 출간했다. 삼국유사에 실린 140여 가지 이야기 중 일부를 엮고, 이를 펴낸 일연 스님의 일대기 또한 작가의 상상력으로 풀어 더욱 친근하게 이야기를 접하도록 했다.
책은 5권으로 된 삼국유사를 차례로 구분해 이야기를 소개하고 해설을 더했다. 오승민 화가의 예스럽고 신비로운 그림은 기이한 이야기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저자 김찬곤은 “우리나라 고대 국가 탄생부터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 그리고 이를 통일한 신라 시대까지 역사를 살필 때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필수 자료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며 “고조선, 위만조선, 낙랑군, 북대방, 남대방, 가야의 역사 등 한국 고대사 비밀을 풀 실마리가 가득하다”고 설명했다.
서양에 그리스·로마신화가 있다면 우리에겐 삼국유사가 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