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집행위원장의 비리·전횡
- 소통의 부재서 생겨난 문제
- 정관 개정해 제도로 막아야
- 내년 행사 현대미술관 첫 개최
- 시일 촉박 등 난관 많지만
- 최대한 잘 준비해 치르고 싶어
- 미술계 화합하는 자리 만들 것
“부산비엔날레의 공공성을 확립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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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비엔날레 최태만 신임 집행위원장이 지난 8일 부산 연제구 부산비엔날레 사무국에서 운영의 주안점과 지향할 가치를 밝히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신임 집행위원장에 최태만(55) 국민대 미술학부 교수가 위촉(본지 지난 8일 자 2면 보도)됐다. 전 집행위원장의 비리 혐의로 바닥까지 추락한 부산비엔날레의 위상을 다시 세우고, 채 1년도 남지 않은 2018 부산비엔날레를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8일 조직위원장(서병수 시장)을 만나 임명장을 받기 위해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최 집행위원장을 부산 연제구 부산비엔날레 사무실에서 만났다.
위기의 부산비엔날레를 살려보겠다고 자청한 이유가 가장 궁금했다. 최 집행위원장은 “부산비엔날레 현대미술전 전시 감독(2004년)을 지냈고, 운영위원 (2007~2015년)으로 활동했다. 그 과정에서 부산비엔날레가 좀 더 공적인 조직으로 개선되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현대미술이 우리 삶과 별로 관계없다는 생각을 불식하고, 시민이 더 많은 애정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최 집행위원장은 경북 청도에서 태어났고,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부산의 전포초-개성중-가야고를 졸업하고 1981년 서울대 미대에 진학하며 부산을 떠났다가, 27년 만에 부산비엔날레의 중책을 맡고 돌아왔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1993~1997), 국민대 교수(2003~현재)로 활동하면서도 꾸준히 부산비엔날레에 참여해 2013~2015년에는 선출직 임원을 맡았다.
직전 집행위원장 때 빚어진 전횡·비리 혐의 등에 대해서는 “소통 부재에서 생긴 문제로 본다”고 했다. “행정, 기획, 실행, 모든 과정을 직원뿐 아니라 전문가 집단, 시민에 공개하고 소통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라는 것이다. 다시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고 합리적으로 운영되려면 “특정인이 영향력을 크게 행사할 수 있는 정관을 고쳐 제도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집행위원장의 가장 시급한 업무는 2018 부산비엔날레 준비다. 예년대로라면 내년 9월 초 개막해야 하는데 아직 전시감독조차 선임하지 못했다. 10개월 만에 실력 있는 전시감독을 위촉하고, 담론을 형성할 만한 전시 주제를 정하고, 국내외 작가를 초청하려면 물리적인 시간이 모자란다는 지적이 높다. 게다가 내년 행사는 처음으로 부산 사하구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현대미술관이 낯설고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져 어느 때보다 홍보·마케팅에 시간을 들여야 한다. “부산비엔날레를 한 해 미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온다.
“현실적인 어려움과 제약은 많지만, 최대한 준비해서 계획대로 내년 행사를 치르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혼자 정할 문제는 아니고 많은 분의 의견을 수렴해야 할 것입니다. 내년 개관하는 현대미술관과 협업해 두 기관 모두 부산비엔날레 행사를 통해 위상을 높이는 방안을 찾고 싶습니다.”
최 집행위원장은 “전시감독 위촉 과정을 ‘축제’처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추천·선정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해 조직위원장이 낙점하는 과거 방식이 아니라, 전시감독에 지원한 후보가 공개적으로 전시 주제와 방향을 발표한 뒤 학술위원회 위원이 토론을 거쳐 최종 추천하는 방식을 도입하자는 견해였다. 그는 “시일이 촉박하지만, 다양한 여론 수렴과 검증 절차를 거쳐 전시감독을 선정하고 싶다”며 “전시감독 선정 과정이 부산비엔날레의 향후 정체성과 방향을 다듬고 정하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부산 미술계와의 협업, 화합도 강조했다. 최 집행위원장은 “부산비엔날레와 거리를 둔 지역 미술인이 있다면, 1981년 시작한 부산청년비엔날레(부산비엔날레의 전신) 때처럼 부산비엔날레 행사를 계기로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부산시립미술관, F1963과도 시너지를 낼 방법을 논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