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지리산이 우리나라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50년 되는 해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윤주옥 실행위원장이 자신의 경험을 오랜 시간에 걸쳐 정리해 지리산에 대한 보고서이자 연서를 냈다. 지리산의 아름다움에 대한 애틋함, 개발에 신음하는 국립공원을 위한 분투, 국립공원과 더불어 사는 주민의 아름다운 삶을 소개한다.
저자는 지리산 국립공원 깊은 곳 유서 깊은 마을을 찾고, 토박이 어르신을 만나 구구절절 사연을 들었다. 83세 노인이 된 화개골 빗점 소녀가 인상 깊다. “빗점에서 태어나 거기서도 살고 여기서도 살고 그랬어.” ‘빗점’이란 단어는 저자를 긴장시켰다. 남부군사령관 이현상이 최후를 맞이한 빗점. 빗점에서 나고 살았다는 건 전쟁 전후 혼란과 공포, 두려움을 더 치열하게 겪었다는 뜻이다.
지리산은 저자의 ‘전쟁터’이기도 하다. 케이블카와 댐, 산악도로 건설 등 인간의 오만과 탐욕으로 지리산이 신음하고 있다. 막개발, 난개발로 신음하는 국립공원을 살리고자 동분서주하는 저자의 분투기를 만날 수 있다. 지리산에서는 꽃과 새들이 찬란한 생명의 터를 가꾸고 있다. 주민은 마을잔치를 치르고, 절집에서는 영화제를 열고, 여성을 위한 ‘쉼’을 진행한다. 자연 속에서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며 인간의 아름다움을 찾는 노력은 거창하지도 숙연하지도 않다. 저자는 된장계, 김장계, 오미자계 등을 통해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지금 여기서’ 만들고 있다. 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