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대표하는 여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실비아 창의 신작이다. 실비아 창은 1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으며, 1980년대 감독으로 데뷔해 2004년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후보작 ‘20 30 40’을 비롯해 10여 편을 연출했다. 여성 감독 특유의 감성으로 다양한 여성을 흥미롭게 묘사해 연출력을 인정받았고, BIFF에도 여러 차례 초청됐다.
‘상애상친’은 각 세대를 대표하는 세 명의 여성의 삶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를 은유적으로 관통하며 당시 정서를 탁월하게 그린 작품이다. 후이잉은 고향에 모셔둔 아버지의 묘를 이장해 어머니와 함께 모시기로 마음먹지만 아버지의 첫 부인이 이를 반대하며 맞선다. 후이잉과 첫 부인 간의 갈등은 마을 전체 문제로 불거지고, 방송국에 근무하는 후이잉의 딸은 이 사건으로 취재 대상이 되며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른다.

	실비아 창 감독

이 영화의 큰 장점은 1980·90년대 산업화를 경험한 세대를 상징하는 후이잉의 모습이 비슷한 경험을 한 아시아인의 공감을 얻기에 충분하다는 점이다. 향수를 자극하는 음악도 매력적이다. 후이잉의 딸로 출연하는 배우 랑 유에팅은 2015년 BIFF 폐막작 ‘산이 울다’에 이어 두 번째로 폐막작 주인공이 됐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