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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초’ ‘브로맨스’…한국남자의 남성성 묻다

그런 남자는 없다- 연세대 젠더연구소 편저 /허윤 손희정 기획 /오월의봄 /1만9000원

  • 국제신문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7-09-08 19:09:26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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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혐오·젠더 갈등 사회
- 사회·역사적으로 ‘만들어진’
- ‘남성성’ 비판적 조명·공론화

   
‘여성 또는 남성’이나 ‘여성과 남성’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토론·논쟁·갈등은 점점 늘고 강해지는 듯하다. ‘여혐’(여성 혐오) ‘남혐’(남성 혐오) 같은 말이 심심찮게 그리고 심각하게 들려온다. 과거보다는 나아졌다 해도 여전히 명백한 우리 사회의 허점과 미성숙이 그런 가운데 드러난다. 1990년대 초부터 한국에서 페미니즘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 뒤 양성평등이라는 사회적 목표가 도출됐다. 그런 상황을 겪으며 시간이 흐르면 완연히 진전할 것으로 예상했던 젠더(성)관련 의제와 현실은 오히려 더 첨예해진 것도 같다.

그런 남자는 없다는 당혹스러운 이런 현실에서 ‘남성성’이라는 주제를 비판적으로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되, 폭넓고 다양한 시선을 진지하게 반영하는 점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연구자인 허윤 박사와 손희정 씨가 기획하고 연세대 젠더연구소가 엮은 이 책에는 남녀 필자 13인이 참여했다. 책의 주된 물음은 한국에서 남성성은 뭔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됐나, 어떤 분야에서 어떤 모습으로 작동하는가, 문제점은 무엇인가, 어떤 관점과 방향에서 개선하고 풀어야 하나 등이다.

‘혐오사회에서 한국 남성성 질문하기’라는 부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 책은 질문과 문제 제기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답을 주기보다는 함께 모색하고 토론해보자는 방향성이 선명하다. 물론, 남성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관점은 뚜렷하다. ‘나쁜 남자’ ‘남자다움’ ‘남자와 남자 세계는 원래 그래’와 같은 관념이 실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사회·역사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이것이 고착될수록 우리 사회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비판의식이 13개 글을 관통한다. 동시에 그것은 ‘만들어진’ 것인 만큼, 이해와 노력과 토론을 통해 더 좋은 쪽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전제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완고한 닫힌 결론보다 다양성에 바탕을 둔 생기 있는 물음과 문제 제기의 글이 많다는 점이 매력이다. ‘중년 남성의 육체라는 아카이브-2000년대 백윤식 캐릭터의 모호성과 포스트 IMF’(부찬용)는 배우 백윤식이 나온 ‘지구를 지켜라’ ‘타짜’ ‘싸움의 기술’ ‘그때 그 사람들’ 등의 영화에서 백윤식이 보여준 독특한 성격과 모습에 주목한다. 거기서 ‘노동하는 남성=사회의 수호자’라는 도식이 무너진 1997년 IMF 위기 이후 등장한 우리 사회의 독특한 중년 남성 캐릭터를 조명한다. 글이 짧은 점이 아쉽다.

   
‘브로맨스 vs 형제 로맨스-포스트 밀레니엄 남성은 친밀성을 꿈꾸는가’(백문임)은 동생애까지 가지는 않되, 매우 친밀한 두 남성(특히 북한 남성과 한국 남성)이 등장하는 한국 영화의 흐름이 생긴 배경을 들여다본다. 웃음과 폭력-혐오 없는 웃음은 가능한가’(김학준) ‘Digital Masculinity- 한국 남성청(소)년과 디지털 여가’는 디지털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남성성과 여성 혐오를 분석한 설득력 있는 보고서다. 구전 설화(구술 서사), 우익 청년단, 해방 전후의 남성성과 여성 혐오, 군사문화 등 다채로운 방향에서 접근한 글도 함께 실렸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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