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혼인 사기를 저지르는 가족 사기단의 범행이 소개됐다.

	(사진=SBS)

지난 봄 결혼한 수정 씨(가명)는 시댁에서 마련해 준 15억 상당의 아파트에서 시부모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수정 씨는 4년 전 듬직한 신랑 박 씨와 살가운 어머니 때문에 결혼을 결심했다가 아버지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런데 4년 후 신랑이 가족과 함께 나타났고 이후 결혼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잠시 친정에 다녀온 사이 남편을 포함한 세 명의 가족은 사라졌다. 알고보니 시부는 남편의 계부였고 시모의 이름도 가짜였다. 혼수를 이유로 시어머니가 관리하던 수정 씨의 통장과 1억 5천도 사라졌으며 남은 것은 대출이 가득한 수정 씨 명의의 월세집과 자동차였다. 수정 씨는 아파트 분양 사업을 한다는 시모가 자산을 늘려주겠다고 말해 신분증을 건냈다고 한다.

수정 씨 같은 피해자는 이미 여러명이었다. 벌써 전국에 사기혐의로 지명수배가 내려졌다는 가족 구성원들. 그 중 중심적 역할을 한 시모 김혜현(가명)은 아들을 내세운 사기 이전에도 이미 20건이 넘는 사기행각을 벌여온 전문 사기꾼이었다.

그들을 찾기 위해 단서를 찾다보니 원로 코미디언 서우락 씨가 있었다. 자신들의 결혼을 맡은 주례와 시부모의 주례를 모두 서우락 씨가 맡은 것. 서우락 씨는 “잘 아는 사이는 아니며 결혼 전 찾아와 주례를 부탁해서 흔쾌히 했다고 한다. 강원도 여행도 함께 다녀왔다고 한다. 그런데 사진을 전혀 안찍었다”고 제보했다.

그들이 사라진 뒤 시모가 수정 씨는 신분증과 인감 등을 찾기 위해 평소 잠겨있는 안방 문을 열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여러개의 이름이 새겨진 도장들이 나왔다. 그런데 지난 2011년 있었던 박 씨의 결혼식 사진이 나왔다. 신부의 얼굴은 나오지 않아 제작진이 사진 속 웨딩홀 모습을 바탕으로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 때 사회를 본 이는 개그맨 최효종이었다. 최효종은 아쉽게도 기억을 하지 못했다.

경찰은 박 씨가 6번이나 결혼했다고 전했다. 이중 혼인신고를 한 피해자도 있었다. 제작진은 피해자 중 한 명의 어머니와 연락이 닿았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김혜현과 남편이 부를 자랑했고 결혼을 약속하면서 자산을 불려주겠다는 말에 신분증을 건냈다고 한다.

피해자는 가해자들이 개그맨 김미화와 친해보였다고 한다. 제작진은 김미화를 찾아 물었지만 카페에 들른 손님이라 잘 모른다고 전했다. 김혜현은 유달리 유명인과의 친분을 과시했다고 한다. 전문가는 전형적인 사기 유인 방법이라고 전했다.

김혜현의 남편은 경찰에 붙잡였다가 어떻게 풀려났을까? 4억을 잃은 피해자가 박 씨와 다시 살고 있다며 고소를 취하한 것. 놀라운 것은 그녀가 바로 2011년 결혼식 사진 속 신부였다. 서미란이라는 이름의 그녀는 수정 씨에게 자신이 박 씨의 사촌누나라 소개했다. 김혜현과 함께 다니며 결혼식을 도와주기도 했다. 피해자였던 서미란 씨는 이제 김혜현과 함꼐 다니고 있다.

피해자들은 서미란씨가 김혜현의 노예 수준처럼 보였다고 증언했다. 학대에 가까운 일들을 당했지만 그녀는 왜 그들을 떠나지 못했을까? 전문가는 사이비 교주를 맹신하는 교도의 모습과 같다며 정상적인 판단을 못한다고 전했다.

서미란 씨의 어머니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서미란 씨는 시집을 간 뒤 한 달 뒤 나타나 카드빚을 갚아달라고 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경찰에게 갔지만 딸은 그 길로 잠적했다. 어머니는 김혜현이 모든 것을 주도한다며 시부 이 씨도 엮인 것이라 전했다.

김혜현의 남편 이 씨는 경찰이었으나 직업도 잃고 인생을 망치게 된 또 다른 피해자였던 것. 김혜현이 사기를 모두 남편 탓으로 돌려 경찰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전문가는 “기이한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에 뭉쳐졌다. 이제는 경제공동체다. 그냥 한 몸뚱아리다”라고 분석했다.

김혜현이 아들을 사기에 이용하는 것도 특이했다. 전문가는 “오랜 시간 떨어져 있으면 가능하다”고 전했고 수정 씨는 남편이 성인이 된 후 김혜현을 만났다고 전했다.

가족인 척 하는 사기단 때문에 진짜 가족들은 힘든 삶을 살게 되면서 안타까움을 전했다. 제작진은 이들의 사기 수법을 전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