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활동·교육·문화예술 등
- 다양한 고민을 안고 있는
- 청년단체 모여 소통하고 협력
- 네트워크 활성화할 사업 기획
“부산 꿀잼(꿀 재미) 어디에 있노?” “부산 청년 쏴라(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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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단체 비밀기지 멤버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경남(청춘스케치 대표), 허원준(해우소 대표), 김서은(비밀기지 네트워크 팀장), 손예영(〃 디자인 팀장), 박정오(〃 홍보마케팅 팀장), 권현석(〃 기지장), 김상수(히어로스토리 대표), 김서우(비밀기지 기획팀장), 배준호(BCY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부산 양정시장(부산진구 양정동) 상가 지하 1층 ‘비밀기지’에 들어서면 젊은 기가 팍팍 느껴지는 살아 있는 문구와 커다란 지도가 눈에 들어온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부산청년 대동여지도’는 부산 16개 구·군에 알록달록한 점이 빼곡하고, 각 점마다 ‘지잡’ ‘고치’ ‘청년가치협동조합’ 등의 청년단체 이름이 적혀 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청년단체의 현황과 위치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알짜 정보이자, 지난 2년간 비밀기지의 땀과 노력이 깃든 결과물이다.
비밀기지는 ‘청년 활동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청년과 활동, 커뮤니티가 합쳐져 정체가 알쏭달쏭한데, 그런 모호함이 다양한 청년단체를 끌어안으며 비밀기지만의 ‘힘’이 되었다. 사회 활동, 교육, 문화예술, 주거, 공동체 등 다양한 고민을 안고 있는 청년단체가 모여 고민과 위안을 나누는 곳이 바로 비밀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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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기지가 올해 전국의 청년단체를 만나 교류한 ‘청춘 순례’ 행사 모습. 비밀기지 제공 |
비밀기지는 청년단체의 모임으로 출발했다. 2015년 8월 15일 부산참여연대의 공간 후원으로 문화기획, 디자인, 교육, 합창, 정보 등을 주제로 활동하던 청년단체 6곳(히어로스토리, 청년문화단체 사이, 프로젝트 바람, 부산공감, 소울아띠, 별난예술가)이 모여 같은 공간을 쓰며 각자의 고민을 터놓고 마음을 나눴다(현재 5개 단체가 사용 중이다). 그리고 이듬해 3월 1일 ‘청년이여 독립하라’는 외침과 함께 청년단체 교류 모임 ‘헛짓거리 반상회’가 시작됐다. 부산에서 각개전투를 벌이며 제각각 활동하는 청년단체가 모여 서로 격려하고, 같이 고민을 나누자는 취지였다. 매달 열린 ‘헛짓거리 반상회’에는 청년단체 20여 곳이 꾸준히 참여했고, 그해 청년단체 캠프와 반상회를 열어 거국적인 단합대회를 치른 뒤 부산의 청년단체를 소개한 책 ‘쏴라있나’를 펴냈다.
올해는 교류의 장을 전국 무대로 넓혔다. 아름다운재단의 후원을 받아 광주 대구 원주 등 8개 도시를 순회하며 목소리를 내는 청년단체 여러 곳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청춘 순례’를 진행했고, 오는 19일 서면 놀이마루에서 그때 만난 전국 청년(단체) 100명과 ‘전국 청년문화 세미 엑스포-100인의 연금술사’를 연다. 부산문화재단 지원을 받아 여는 이 행사는 전국에서 모인 청년들이 놀이마루 운동장에 부스를 차리고 전시, 공연, 영상 상영,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며 청년문화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상대의 활약에 자극받으며, 젊음과 정열을 발산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청년문화단체 ‘사이’의 대표이자 비밀기지 기지장을 맡은 권현석(32) 씨는 “‘청춘 순례’를 끝내고 돌아와 비밀기지가 청년문화의 허브이자 중간 지점의 역할, 즉 인큐베이팅(창업보육)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에 많은 청년이 각자 사회 변화를 끌어내고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나 그것의 정보를 모으고 기록하는 곳은 사실상 없다. 그 역할을 우리가 하면 좋겠다 싶어 청년단체 네트워크에 집중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왔다”고 설명했다.
비밀기지의 활동은 ‘청년을 모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청년이 모여 놀고, 고민을 나누고, 변화를 시도하는 데 구심점이 되어 그들의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권 기지장은 “청년단체를 만든 이들 대부분 기존 틀에서 벗어나 사회적 의미가 있으면서 재미있는 활동을 하려 한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청년 문제를 기성세대가 풀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요즘 청년은 다 같이 살기 위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나서는 이가 많다. 비밀기지는 청년단체가 지속해서 활동할 수 있도록 플랫폼으로써 그들을 돕고, 기록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밀기지로 청년이 모일수록 고민도 깊어진다. 비밀기지를 찾은 이들에게 ‘무언가’ 줄 수 있어야 네트워크를 지속할 수 있다는 조바심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권 기지장은 “이제 청년은 문화, 사회, 취업, 창업 등 한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경계를 뛰어넘어 다방면에서 활동한다. 그것이 현재 청년문화의 모습이다. 비밀기지 역시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문화예술 활동으로 표현하며, 창업에 관심을 갖고 접근한다”면서 “하지만 이들이 계속 활동할, 지속가능성도 고민해야 한다. 선배와의 교류를 시도하는 등 수직, 수평 네트워크를 만들며 해답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