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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해원 상생한마당 대동굿판, 부산예술 브랜드 돼야”

채희완 민족미학연구소장 예술감독 맡아 행사 주도

  •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  |   입력 : 2017-08-10 19:01:53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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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은 위안부 떠나 보냈던 기지
- 24년째 살 풀고 밝은 미래 기원
- 굿, 무속에 한정 지어 안타까워”

- 내일 자갈치시장 친수공간 개최
-‘기장 오구굿’ 중심 예술인 합심
- 최근 별세한 김군자 할머니 위령

“일본군 위안부는 일제강점기 당대 문제로 국한된 게 아니라, 민족적 억압 상태를 상징한다. 앞으로도 이 땅에 사는 사람의 삶에 억압 요소로 작동할 것이다.” 민족미학연구소 채희완(72·부산대 명예교수) 소장은 일본군 위안부는 당대 문제, 현재의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오는 12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친수공간에서 열리는 ‘일본군 위안부 해원 상생 한마당’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민족미학연구소 채희완 소장이 행사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그는 24년 째, 일제강점기 때 시작된 살(煞)을 풀고 새로운 미래를 기원하는 ‘일본군 위안부 해원상생 한마당’ 예술 감독을 맡고 있다.

오는 12일 오후 6시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친수공간에서 열리는 열네 번째 일본군 위안부 해원 상생 한마당을 앞두고 채 소장을 인터뷰했다.

1993년부터 격년으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해원 상생 한마당은 2015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부산 해운대, 용두산공원, 자갈치 친수공간 등에서 민족미학연구소, 백산안희제선생독립정신계승사업회, 부산민예총 등의 주관으로 예술인들이 모여 장르를 넘나들며 대동굿판을 펼쳤다.

이는 채 소장이 같은 연도에 설립한 민족미학연구소의 취지와도 연관된다. 민족미학연구소는 전통 사회,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 등 시대 단위로 우리 예술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 미학을 탐구해왔다.

채 소장은 “일본군 위안부 해원 상생 한마당은 21세기 한국 땅에서 꼭 필요한 문화 예술 운동의 한 영역이자 방식”이라고 말했다. 1년에 3000개가 넘는 축전이 국내에서 열리는데, 해원상생 한마당은 민족 고유의 예술 형식과 미학을 내용으로 하면서 오늘날 시대의 요청에도 부응하는 지향하는 바가 뚜렷한 축전이라는 것이다. “우리 전통 예술의 중요한 요소이며 토대인 굿의 구조, 양식을 원용하면서 그 튼튼한 뼈대 위에 여러 문학, 춤, 마임, 풍물 등 현대 문예물을 용광로처럼 집어 넣습니다. 또한, 용산 참사, 강정마을 해군기지, 밀양 송전탑 등 우리 공동체의 문제에도 해원상생 한마당은 관심을 기울여왔지요.”

이번 한마당의 중심축은 중요무형문화재인 동해안별신굿을 계승하고 보존한 고 김석출 선생의 일가가 중심이 되어 펼치는 ‘부산 기장 오구굿’이다. 영혼의 한을 풀고 인도하는 부산 기장 오구굿은 부산, 강릉, 속초 등 동해안 지역의 위령굿 중 하나다. 채 소장은 지난달 23일 별세한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의 해원에 도 큰 의미를 뒀다.

저명한 미학자인 채 소장은 “굿은 한국 전통문화예술의 소중하고 핵심적인 양식이자 21세기의 문제에 시민과 예술이 함께 대응하고 해원할 수 있게 해주는 근원적 씨앗”이라고 강조했다. 굿을 무속에 한정 짓거나 전근대적 미신으로만 보는 경향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물을 고귀하고 영적인 존재로 보는 시각을 바탕으로, 우리 생활과 밀접한 현대판 총체 연행을 지향하기에 ‘한마당’이라는 명칭을 씁니다. 굿은 한국 문예의 원초적인 골격이지요. 굿의 구조를 보면 많은 순서를 수평적으로 엮되, 하나하나의 구성요소가 다 의미가 있고 살아있습니다. 유기적 관계입니다. 이는 영감, 상상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21세기 세계관과도 잘 맞지요.”

그는 “부산이 위안부 소녀를 잡아 보낸 관부 연락선의 전초 기지였다는 역사적 아픔을 드러내 치유하고 세계 여성과 평화, 생명을 보호하는 가치를 표방하려 한다면 해원상생 한마당은 역사와 미래를 반영하는 부산 예술문화의 진정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순수 민간 단체 차원에서 시작한 일본군 위안부 해원 상생 한마당은 해마다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행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을 일부 지원 받았지만 지금까지는 거의 시민 모금 등으로 치렀다. 그렇게 숱한 고비를 넘기며 지금까지 왔다. 그럼에도 채 소장은 해원상생 한마당을 계속 열겠다고 다짐했다. “돌아가신 분을 하루 이틀 모시고 끝내는 게 아니듯이, 계속할겁니다. 전쟁과 여성, 식민지 사회에서 겪은 민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문화의 힘을 끌어들여 생명 평화로 가야 합니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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