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의 김재중이 짝사랑 상대 유이에게 과한 집착을 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의아함을 전했다.

	(사진=KBS)

지난 9일 첫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에서는 28년간 짝사랑하던 수진(유이)의 결혼식이 일주일 남았다는 사실에 좌절하는 필(김재중)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술에 취한 필은 수진의 예비신랑 박재현(장미관)이 함을 팔러 오자 동네가 떠나가라 행패를 부렸다. 보다 못한 수진이 나섰고 필은 아버지가 던진 술병을 맞고 나서야 그만 뒀다.

필은 다음날 동네 절친들을 한 명씩 찾아가 절망스러운 마음을 토로했다. 그는 괴로운 마음에 바닥을 뒹굴며 수진의 결혼을 막을 방법이 없겠냐고 물었다. 필이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수진을 짝사랑 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그를 회유하기도 하고 엉뚱한 방법을 내놓기도 했다.

수진은 여자친구들로부터 필이 결혼을 막을 방법을 찾고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골치 아픈 표정을 지었다. 왜 청첩장을 왜 주지 않았냐는 말에는 당황하며 “좀 그렇더라”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걔 진짜 어떡하면 좋냐”며 걱정했다. 진숙은 “설마 내가 말한 방법 대로 하지는 않겠지?”라고 말해 수진을 의아하게 했다. 진숙은 “죽여버리라고 했다”며 깔깔대 수진을 발끈하게 만들었다.

필은 결국 당사자 수진을 찾았지만 의미 없는 말만 늘어놓다 자리를 떴다. 수진은 “널 어떡하냐 봉필”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결국 마음을 고백하지 못하고 밖에 나온 필은 “왜 사랑한다 네 글자가 안나오나”라며 괴로워했다.

필은 다시 수진에게 고백하기 위해 수진의 집으로 향다. 수진은 집에 없었고 전화까지 받지 않자 첫날밤을 보낸다고 오해한 필은 박재현이 일하는 약국을 급히 찾아 그의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하지만 박재현 역시 전화를 받지 않자 온 동네 모텔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는 모텔 주인들에게 수진의 사진을 들이밀며 “본 적 없냐”고 캐물었다.

수진을 찾지 못하고 절망하던 필은 멀티방에서 나오는 수진 커플을 보고 이상한 오해를 했다. 그는 수진에게 “너는 왜 늘 중요한 얘기할 때마다 없냐. 너는 늘 그렇다”며 소리를 질렀다. 이어 박재현에게 “31살이나 먹고 약사가 돈이 없어서 찌질하게 이런데 데려오냐. 나 같으면 빚을 내서라도 5성급 호텔에 데려간다”며 분노했다. 무슨 말을 하냐는 두 사람에 필은 “나는 28년을 기다렸는데 고작 일주일을 못 기다리냐”고 소리쳤다.

정신을 잃었다가 눈을 뜬 필은 자신이 박재현에게 맞고 기절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수진은 박재현과 전화로 싸우고 있었고 친구들은 박재현의 약국을 때려 부수자고 들고 일어섰다. 필은 시무룩해 있는 수진에게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기왕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맥주나 하자는 수진의 말에 “늦게 들어가면 어머니가 또 나한테 화내신다. 너는 재미는 다른 놈이랑 보고 왜 나랑은”이라며 원망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수진은 “중요한 얘기 뭐냐. 나 볼 때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 있었다며”라고 진지하게 물었다. 그러나 필은 머뭇거리다 “오줌 마렵다”고 말해 수진을 당혹케 했다. 이어 “아니 지금 오줌 마렵다고”라고 소리친 뒤 도망쳤다. 그는 맨홀 옆에서 결국 못다한 사랑 고백을 했고 갑자기 사라졌다. 기다리던 수진은 필을 찾아나섰지만 땅에 떨어진 청첩장만 발견하고 분노했다. 그 시각 필은 맨홀을 통해 과거에 도착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수진을 열렬히 짝사랑하는 봉필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일주일 앞둔 수진의 결혼식을 깨겠다고 일방적으로 나서거나 수진과 예비신랑이 첫날밤을 막겠다며 온 동네 모텔을 뒤지는 모습은 지나쳤다는 평이다. 더구나 주변인물들의 대사를 종합해보면 필의 행동은 하루이틀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순수한 사랑이 상대방에게는 일종의 폭력과 괴로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짝사랑과 스토커의 선을 타고 있는 ‘맨홀’이 제대로 방향을 잡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