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 부적격 인선 논란이 발단
- 내부 갈등에 “일련 사태 책임”
- 사무국은 이용관 복귀 촉구
- 두달 앞 BIFF 정상개최 비상

부산국제영화제(BIFF)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최근 벌어진 사무국과의 갈등 사태 등에 책임을 지고 올해 영화제를 끝으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왼쪽), 김동호 조직위원장.

갑작스러운 사퇴 표명으로,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제22회 BIFF(오는 10월 12~21일)의 정상적인 개최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이른바 ‘BIFF 정상화’를 놓고 최근 커지는 논란과 갈등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가늠하기도 더욱 힘들어졌다.

BIFF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8일 두 사람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최근 일련의 사태에 책임지고 사퇴하기로 했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영화제는 개최되어야 한다는 확신에서 올해 영화제를 최선을 다해 개최한 다음 10월 21일 폐막식을 마지막으로 영화제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 집행위원장은 지난 5월 고(故)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부집행위원장) 별세 이후 영화제 한 인사를 부집행위원장에 임명해 사무국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특히 해당 인사의 복무규정 위반 사례 등이 밝혀졌으나, 강 집행위원장이 이를 조사하지 않고 무마하려 했다는 등의 사유로 사무국 전 직원이 이를 비판하며 이용관 전 BIFF 집행위원장의 복귀를 촉구하는 성명을 지난 7일 발표(본지 8일 자 19면 보도)하는 등 크고 작은 내부 갈등을 겪었다.

사퇴 표명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두 사람은 이와 관련한 향후 계획 등은 따로 내놓지 않았다. BIFF 사무국 관계자는 “두 분의 사퇴 입장 발표는 사무국과 논의된 바 없는 것으로, 갑작스러운 발표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올해 영화제 준비의 차질은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 부산 영화계 한 인사는 “초청작 선정과 게스트 섭외 등 급한 업무가 산적했는데 사무국 직원과 집행위원장 간의 팀워크가 발휘될지 의문이다. 올해 영화제가 정상적으로 열릴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BIFF는 지난해 민간 이사장 체제를 도입하면서 부산시와 협력 관계가 느슨해지고, 기업 협찬이 줄어드는 등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BIFF 관계자는 “내부 논의 없이 두 분의 사퇴 표명이 나와 직원들이 당황한 게 사실이다. 다만 영화제 정상 개최를 위해 프로그래머들과 사무국 실국장을 중심으로 준비해왔다. 완벽하다고 하기는 어려우나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주 안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