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시즌이면 되풀이되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이번 여름에도 반복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영화 ‘군함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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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군함도’의 한 장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군함도’는 ‘베테랑’으로 1000만 관객을 모은 류승완 감독의 차기작이자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등의 화려한 캐스팅으로 일찌감치 올 여름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다.
총제작비 260억 원의 대작답게 많은 볼거리와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역사의 비극을 되새긴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올해 첫 1000만 영화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리고 개봉 첫날인 지난 26일 관객 96만 명을 모으며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해 흥행력을 인정받았다.
문제는 ‘군함도’가 극장의 스크린을 싹쓸이했다는 점이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군함도’의 개봉일 스크린수는 무려 2027개로, 전체 스크린수 2758개의 70%가 넘는다. 역대 최다 스크린수임은 물론, 최초 2000개를 돌파해 하루 동안 1만100회를 상영했다. ‘군함도’ 이전에는 ‘아메리카:시빌 워’가 1991개로 최다였으며, 한국영화로는 ‘검사외전’이 1821개로 최다였다. 지난 5일 개봉한 ‘스파이더맨:홈커밍’은 1965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렇듯 한 편의 영화가 전체 스크린의 70% 이상을 차지하면 같은 시기에 개봉하는 다른 영화들은 상영 기회를 잃게 되고, 관객 또한 영화 선택의 권리를 침해당한다. 실제로 멀티플렉스에서 ‘군함도’와 ‘슈퍼배드3’ ‘덩케르크’ 외에 다른 영화를 보기 쉽지 않다. 이에 대해 극장 관계자들은 “올 여름은 ‘스파이더맨:홈커밍’이 그나마 관객 700만 명을 넘었을 뿐 예년보다 흥행작이 적었다. 극장 수익을 내려면 ‘군함도’처럼 흥행이 예상되는 영화에 스크린을 몰아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군함도’의 좌석점유율이 50%가 넘는 상황에서 회당 적은 관객이 보는 영화에 스크린을 내주기 힘들다는 것으로, 수익 극대화를 위한 영화 몰아주기를 하는 것이다.
수익을 내야 하는 극장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이런 식의 스크린 독과점은 문제가 있다. 극장은 양질의 다양한 영화를 상영해 소비자의 여러 수요를 만족하게 해야 할 의무가 있고, 이를 통해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제작, 수입할 수 있는 토대가 이뤄져야 상생할 수 있는데, 너무 수익만을 좇는다는 비판을 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개정안의 골자는 ‘대기업의 배급과 상영 겸업 불가’와 ‘멀티플렉스의 스크린 상한제 시행과 예술영화 및 독립영화 쿼터제 도입’이다. ‘대기업의 배급과 상영 겸업 불가’에 대해서는 민간 기업에 대한 재산권 침해 등의 여러 지적이 있어 계속된 논의가 더 필요하지만, 멀티플렉스 관련 사항은 많은 영화인이 공감하고 있다.
대기업의 수직계열화와 자사 영화 스크린 몰아주기, 스크린 독과점 등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항이다. 그래서 영화계와 산업계가 사항에 따라 첨예한 의견차를 보이지만 서로 공감하는 부분은 우선 합의해 법 개정에 앞서 자발적으로 시행하는 방법을 제안해본다.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