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4월 미국, 세계적 자산가 하워드 휴즈가 사망한다. 그는 뜻밖의 남자에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남긴다. 하워드 휴즈는 에바 가드너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과 염문설을 뿌린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자이자 항공 및 엔터테인먼트 등에서 활약한 사업가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천문학적 재산을 물려받은 자산가다. 하지만 비행기 사고 등으로 바깥 생활과 단절된 생활을 하다 1976년 4월 5일 앓고 있던 병으로 사망한다. 이에 따라 그의 재산 24억 달러, 한화 약 12조원이 누구에게 향할지 궁금해한다.

유언 집행자 노아 디에트릭에 의해 유언장이 공개된다. 유언장에는 하워드 휴즈 의학 연구소 등에 유산의 일부를 기증한다는 내용과 함께 전처와 가족들에게 유산을 분배한다고 적혀있었다.

또한 뜻밖에도 멜빈 던마르에게도 유산의 16분의 1을 상속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는 1억 5천 6백만 달러, 한화 8천억원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하지만 멜빈 던마르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멜빈 던마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그의 정체는 유타 주 월러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던 평범한 남자였다. 던마르의 말에 따르면 1967년 12월 어느 날, 일을 마치고 네바다 주에 가던 중 던마르는 도로에 쓰러진 하워드 휴즈를 발견했다.

던마르는 하워드 휴즈의의 부탁대로 240km떨어진 샌즈 호텔로 그를 데려다 줬고. 노인의 손에 그가 가지고 있던 얼마 되지 않는 돈 25센트를 전해줬다고 전했다. 이에 휴즈는 "이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휴즈는 그의 친절이 고마워 거액의 유산을 남겼다는 것이었다. 작은 친절이 부른 엄청난 돈이 돼 되돌아왔다는 사실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사람들은 이를 '25센트의 기적'으로 불렸다.

그런데 몇 년 후 던마르는 집과 직업도 잃은 채 힘겹게 살고 있었다. 유언장이 공개되고 얼마 후 하워드 휴즈의 유족들은 유언장 무효를 주장하며 소송을 걸었다. 그 의혹의 첫 번째는 하워드 휴즈의 유언장이 발견된 위치였다.

사망한지 한참이나 된 뒤 발견된 유언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교회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또 하워드 휴즈가 발견됐다는 당시, 하워드 휴즈는 호텔밖으로 나가지 않았다는 것. 1966년 네바다주 데저트 호텔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또한 결정적으로 유언장의 봉투에서 던마르의 지문이 발견됐다는 것.

이에 하워드 휴즈의 유족들은 모르몬 교회에서 발견된 유언장은 던마르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던마르는 자신이 유언장 봉투를 가져다 놓은 것은 맞지만 자신이 조작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단지 자신은 교회에 가져다 놓으라는 청을 받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정은 휴즈의 유언장이 위조된 것이라는 판결이 내려졌고, 그의 유산은 가족들에게 분배됐다. 그리고 한 순간에 행운의 주인공에서 사기꾼으로 전락한 그는 주유소를 폐업했으며 재판을 위해 재산을 탄진한 그는 우울증을 앓는 등 힘든 삶을 살게 됐다.

그러던 2000년, 하워드 휴즈의 유언장이 조작된 것이 아닌 하워드 휴즈의 것이 맞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제기한 것은 전직 FBI요원 개리 마르슨이었다. 그는 하워드 휴즈의 전용기 조종사 로버트 데이로가 비밀리에 전용기를 타고 네바다주와 코튼 테일 술집의 써니라는 여성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그날 역시 그녀를 만나러 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던마르의 소송은 기각돼, 아직까지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