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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시대 빛이 되고 새로운 세계의 나침반이 되다

2017년 상반기 문화부 기자 선정 인상깊게 읽었던 책 10선

  • 국제신문
  • 조봉권 김현주 박정민 안세희 최민정 기자
  •  |  입력 : 2017-06-23 19:15:48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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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문화부가 '2017년 상반기 가장 인상 깊었던 책 10선'을 꼽아보았습니다. 전국 많은 출판사가 매주 보내온 많은 책 가운데 문화부 기자 5명이 책 소개 기사를 쓰기 위해 읽은 뒤 깊은 인상을 받았던 책을 각각 2권씩 뽑았습니다. 지난 6개월간 어떤 책을 읽었고, 무엇을 생각했으며, 책의 가치를 어떻게 독자들께 전달하고자 했는지 돌아보자는 뜻도 있습니다. 기자의 주관을 반영한 '인상 깊었던 책 목록'으로, 출판사에서 본지에 보내온 책만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을 밝힙니다.


◆마오쩌둥 대약진운동 파국 다룬 소설같은 학술서

- 마오의 대기근/프랑크 디쾨터 지음·최파일 옮김/열린책들/2만5000원

책 말미의 참고문헌, 주(註), 찾아보기, 출전에 관한 소론만 합쳐도 100쪽이 넘는 엄연한 학술서다. 참조한 자료의 분량도 엄청나다. 그런데도 이병주의 대하소설 뺨치는 흡인력과 속도감을 지녔다. 디쾨터는 그러면서도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이라는 잘못된 정책이 얼마나 큰 파국과 비극을 불렀는지 밝히는 학술적 주제의식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뛰어난 논픽션 저술에 주는 새뮤얼 존슨상(현재 배일리 지포드상)을 받았다. 뇌리에서 잊히지 않을 글쓰기다.


◆헌법학자의 촛불과 대통령 탄핵 비판적 리뷰

- 촛불의 헌법학/이준일 지음/후마니타스/1만6000원

'촛불'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의 무대에 올렸고, '헌법'은 그를 실제로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지난해 말부터 지난 3월까지 한국 사회를 뒤흔든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와 촛불 집회,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과정에 대한 헌법학자의 '비평적 리뷰'다. 일련의 사건에서 제기된 헌법적 쟁점을 살피고, 헌법의 역할이 무엇인지 입체적으로 담았다. "섣불리 화해와 통합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던 저자의 일침이 피부에 와닿는 요즘이다.


◆신이 된 인간,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예측

- 호모 데우스/유발 하라리 지음·김명주 옮김/김영사/2만2000원

'선생님도 아프다'(양곤성) '내 손 안에 헌법'(이오덕) '극단적 중도파'(타리크 알리) '빼떼기'(권정생·그림 김환영) 등 후보작을 놓고 고심하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를 택했다. 이유는 책에 동의했다기보다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전작 '사피엔스'에서 독특한 시각과 통찰로 인류가 지구의 지배자가 된 역사를 들여다본 저자는 인류가 인공지능 등 테크놀로지에 의해 그 '알고리즘'이 거의 밝혀지면서 완연히 새롭고, 어쩌면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기자·공직자 외유하다 여행기로 돌아온 시인

- 이란-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김중식 지음/문학세계사/1만6000원

저자 김중식은 시인으로 등단했고, 언론사 기자생활을 하다 국정홍보처와 주이란 한국대사관 등에서 공직자로 일했다. 기자에서 공무원으로 변신한 다양한 관점에서 단단한 내공을 바탕으로 풀어내는 이란 이야기가 무척 흥미로웠다. '김중식 여행기'로 이름 붙였지만, 개인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옛 페르시아 문명의 숨결을 따라가는 이란판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였다. 시인의 감성과 기자의 간결함이 돋보이는 깊고도 담백한 '이란 여행기'다.


◆일제의 만행 고발하고 역사 일깨운 집념의 소설

- 사할린/이규정 지음/산지니/전 3권·각 권 1만6000원

부산 문단의 원로 이규정 작가 1991년 '먼 땅 가까운 하늘'로 출간했다가 21년만에 재출간한 '집념의 소설'이다. 일제강점기 사할린 탄광으로 끌려가 굴욕의 세월을 견디고 현지에 정착한 사할린 동포들의 삶을 다뤘다. 21년 전 소설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생생하고 꼼꼼한 묘사와 빠른 전개가 압권이었다. 젊은 세대에게 생소한 사할린 동포의 삶을 들춰내며 일본의 만행을 고발하고,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일깨워주는 노(老)작가의 의지가 책의 무게감을 더한다.


◆뇌과학자 김대식의 질문을 통해 책 읽는 법

-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김대식 지음/민음사/1만8000원

뇌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의 '책 읽기 지침서'다. 사춘기 시절 자신을 포함한 '인간'이 싫어져 몇 년 동안 미친 듯이 책만 읽었다는 저자의 독서 내공이 인상 깊었다. 과학과 철학을 넘나들며 본질과 통찰에 가닿는 저자는 해답보다 질문을 먼저 찾을 것을 강조했다. 그 시각을 열어주는 방법으로 독서를 추천한다. '빅 퀘스천'으로 독서계에 바람을 일으킨 저자에게 지적 상상력을 제공한 책을 풍성하게 소개했다. 곁에 두고 틈틈이 펼쳐보고 싶은 '독서 가이드'.


◆독립운동가 안중근 가문 '망각의 역사' 깨우다

- 안중근家 사람들/정운현, 정창현 지음/역사인/1만8000원

이 책이 인상 깊은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독립운동가를 조명하는 방식이 색달랐다. 안중근을 배출한 가문이 어떠했는지 살피며 꼿꼿한 가문의 정신이 안중근과 형제, 사촌까지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데 뿌리가 됐음을 밝힌다. 다른 하나는 저자의 집념이었다. 두 저자 모두 언론인 출신으로, 친일 잔재 청산의 소명 의식을 갖고 현장을 쫓아다니며 현대사를 바로잡고자 했다.


◆'비선실세'역사…무당에 홀린 명성황후 민낯

- 조선을 홀린 무당 진령군/배상열 지음/추수밭/1만4000원

'조선판 최순실'이자 '국모 게이트'. 열강이 침략해오던 시절 조선은 '일개 무녀'의 나라였고, 명성황후는 무녀에게 홀려 자신의 책임을 몰랐다. 비슷한 일이 현대 청와대에서도 반복됐기에 조선의 민낯을 보는 것이 더 답답했다. 저자의 상황 묘사력과 분석력이 빼어나 희대의 사건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권력자 뒤에서 벌어진 전횡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드라마 보는 것처럼 그려진다.


◆미학자 이성희가 본 옛 그림의 놀라운 아름다움

- 꼭 한번 보고싶은 중국 옛 그림-중국 회화 명품 30선/이성희 지음/로고폴리스/1만6000원

'반짝반짝 문화현장'을 통해 소개한 부산의 미학자이자 철학자 이성희의 책이다. '동양화'하면 떠오르는 '고루할 것 같다'는 편견이 깨졌다. 최고 수준의 산수화부터 시장의 풍경을 '깨알같이' 그린 풍속화, 귀신들의 카니발까지 다양한 중국 옛 그림 30선을 엄선했다. 그림을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독자에게는 친절하게 방법을 알려준다.


◆질문 없는 자동화된 지식에 대한 경계와 일갈

- 시민을 위한 테크놀로지 가이드/이영준 임태훈 홍성욱 지음/반비/1만7000원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이런 신기술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기한 잡학사전'에 불과할지 모른다. 스마트폰 원리를 몰라도 우리 손에는 늘 스마트폰이 있는 것처럼, 신기술 원리를 몰라도 우리는 혜택을 누리고 편리하게 살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 3명의 날카로운 기계 비평과 적정 기술 소개, 기술을 대하는 성숙한 자세 안내는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조봉권 김현주 박정민 안세희 최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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