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 다수를 노린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일상화된 공포와 증폭되는 갈등, 폭력과 증오의 주범으로 지목당하는 이슬람.

평화와 공존의 가능성을 묻는다. 알라가 테러를 원했는가.
□ 공포와 갈등을 넘어, 진정한 이슬람의 얼굴을 찾다

최근 몇 년 동안 서유럽에서 테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015년 프랑스 샤를리 에브도 사건, 바타클랑 극장 테러, 지난 5월 맨체스터 공연장에서 터진 테러까지 등 대부분 IS조직원이나 추종자가 저지른 테러다. 일상생활에서 테러에 대한 공포가 만연하면서 반이민 정서를 자극하는 각국 극우 세력이 득세하고 있다. 또한, 중동 지역의 난민들이 대거 유럽으로 몰려들면서 유럽의 정치, 경제 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이슬람 세력과 나머지 세계의 대립과 갈등이 나날이 심화되는 가운데, 화합과 공존의 가능성과 방법에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무대에 재진입한 이란의 움직임이 중동 지역 경제 정책에 영향을 주고,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등으로 세계 질서는 근본적 변화를 경험 중이다.

이집트, 튀니지, 방글라데시, 미국, 영국, 프랑스, 터키, 이란 등 현지 취재

종교지도자, 학자 포함 무슬림 300여 명 인터뷰

KBS스페셜 <코란, 1400년의 전쟁>- 1부 '알라 후 아크바르, 알라가 테러를 원했는가?'에서는 코란으로 상징되는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하는 테러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이집트, 튀니지, 방글라데시, 미국, 영국, 프랑스, 터키, 이란 현지 취재를 통해 300여 명의 무슬림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코란이 신자들의 생활에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테러리스트가 탄생하는 정치, 경제적 토양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 방글라데시 이즈테마, 종교로 하나 되는 사람들

'코란은 이슬람 민족이 다 한 가지 생각과 한 가지 언어로 모이게 하는 것입니다'
2017년 1월, 300만 명 무슬림이 방글라데시의 도시 통기로 모여들었다. 이슬람 최대성지순례 '하지'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성지순례로 손꼽히는 '이즈테마'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세계 모든 무슬림에게 이슬람을 가르치고, 세계 곳곳에 이슬람을 전파하는 것이 행사 취지다. 2박 3일의 행사 기간 동안 이맘의 설교와 수많은 토론이 이어지고, 신자들은 마지막 기도가 끝난 후에 40~120일의 긴 여정을 준비한다. '찔라'라고 불리는 그 여행 기간 동안 각 모스크를 방문하며 이슬람을 전도하는 것. 영국,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국적이 다른 참가자들이 이슬람을 통해 하나가 되는 거대한 현장이다.

□ 이슬람 유럽 진출의 교두보였던 튀니지, IS의 요람이 되다
아랍어로 요새를 의미하는 튀니지는 9세기 이슬람 세력이 유럽에 진출하는 데 거점이 되었던 요충지다. 도시 케루안은 이슬람 4대 성지 중 하나로, 무슬림들에게 튀니지는 메카, 메디나에 이어 또 하나의 역사적 현장이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자랑하는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는 전세계에서 가장 자유분방한 이슬람 도시다.

'혁명의 시작은 있으나 끝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2010년, 튀니지는 한 사건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 대학 졸업 후, 손수레 행상을 하던 부아지지의 분신이 재스민 혁명으로 연결됐고, 소위 '아랍의 봄'이 중동지역 이슬람 국가로 번져간 것이다.

"주민이 3만 2천명 정도인 이 Waslatiya에 까페는 17개가 있어요."

"젊은이들에게 일자리와 기회만 있어도 IS 가입 같은 건 생각도 안 할 겁니다."

하지만 변혁과 희망을 얘기했던 혁명 이후, 정치 리더십의 부재와 경제 상황의 악화가 이어졌다. 2015년 공식실업률은 15.3%, 청년 실업률은 25~30%에 이른다. IS는 기회와 꿈을 잃은 청년들을 노렸다. 현지 취재를 통해 수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고국을 떠나거나 IS에 가담하는 튀니지의 현실을 전한다.

□ 코란은 테러를 허용했는가
'그들은 무슬림이 아니다'

'테러와 과격 단체 IS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무슬림'

2015년 튀니지 해변 수스 총격 사건, 프랑스와 영국에서 일어난 일련의 테러들과 테러 전 '알라 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치는 테러리스트들. IS를 비롯한 테러 단체들은 코란의 말씀에 따라 지하드를 실행한 것이라 말하지만, 다수의 무슬림은 이슬람과 테러리즘 사이의 연결성을 부인한다.

소수의 잘못으로 무슬림 전체를 판단할 수 없으며, 테러 단체에서는 자신의 목표에 맞게 코란의 말씀을 맥락에서 떼어내 이용한 것이라 말한다. 이슬람의 양대 종파인 수니파와 시아파에서는 그런 테러리스트들을 무슬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 IS가 근거지의 현지인들을 학살하는 등 9.11 이후 테러 사건 이후 가장 많이 피해를 입은 것은 무슬림이라는 것이다.

□ 공존과 화해의 길을 묻다

(사진=KBS 스페셜)

학자들 사이에서 IS가 주장하는 코란 속 지하드 해석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코란에서 테러를 허용했는지, 코란의 구절이 테러리즘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견해가 분분하다. 제작팀은 이집트 알 아자르대학 이슬람 최고 지도자 무후티,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수이자 '무슬림 형제단' 창시자의 외손자 라마단 교수, 이란 출신 프랑스 작가 마담 차도트 자반느 등 각계 전문가를 만났다. 인터뷰를 통해 코란으로 '지하드(성전)'를 정당화하는 테러단체에 대한 일반 무슬림과 각 분야 전문가들의 견해를 골고루 들었다.

KBS스페셜 '코란 1,400년의 전쟁' 1부 알라 후 아크바르, 알라가 테러를 원했는가'에서는 오늘을 살아가는 무슬림들의 목소리를 통해 2017년 현재, 공존과 화해의 길을 모색한다.

권영미 기자 kym8505@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