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부터 23일까지 오전 7시 50분 KBS2TV에서 '인간극장'이 방송된다.
강원도 철원에 올해로 99세의 조동환(99) 할아버지가 운전하는 파란트럭 한 대가 도로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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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KBS) |
100세가 지척인 나이지만, 매일 아침 조동환 할아버지는 파란 트럭을 운전해 일터로 향한다.
민간인 통제구역인 민통선 안에 200여 평이 넘는 너른 산과 밭이 할아버지의 직장이다. 직장엘 오면 그는 그 누구의 도움 없이 무거운 물통도 번쩍 들고 고구마, 옥수수, 고추 들깨 등 다양한 작물들을 손수 키운다.
이제는 숲을 이룬 수천 그루의 나무도 일찍이 그가 심은 것이다. 지난해에는 약600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하며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가고 있다.
1919년에 태어나 올해 99세가 된 동환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는 비극적인 한국 역사의 산증인이다. 스물네 살엔 일본에 징용이 됐고, 서른한 살엔 한국전쟁으로 고향을 떠나 피난 살이를 했다. 그 후 7남매를 키우기 위해 학교 교사부터 장사일, 공장일, 농사일까지 안 해본 일이 없었다.
99년이라는 긴 세월 속에 그는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다. 첫 번째 두 번째 부인 모두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고, 동생들과 장남 부부마저도 먼저 떠나갔다. 그래도 그 모진 세월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밭 근처에 산소가 있어서다.
조동환 할아버지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그 곳이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곳이라고 한다. 밭일이 끝나면 어김없이 들러 잡풀을 뽑고 생전에 못 다한 이야기도 하며 적적함과 그리움을 달랜다.
그는 자식들이 아닌 장손 조준희(47) 씨와 함께 산다. 일찍 세상을 뜬 장남 부부를 대신해 애지중지 키운 손자다. 오십년 이상 나이 차이가 남에도 적당한 질서와 이해로 집안의 평화가 유지된다.
한 백 년 살았어도 아직 인생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말하는 99세의 청년, 조동환 할아버지는 오늘도 파란 트럭을 몰고 당당한 그의 100세 인생을 향해, 거침없이 달리고 있다. 이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