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살풀이춤에 소름…발레 지젤과 새롭게 탄생"

프랑스 안무가 카린 사포르타

  •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  |   입력 : 2017-06-04 19:10:26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동서양 전통춤과 현대춤 더한
- '지젤의 슬픔 또는 꽃 의식' 구상
- 부산국악원에 공동작업 제안
- 부산국제무용제 초청·서막 열어

- "다음엔 한국 궁중 춤 정재와
- 루이 14세시대 춤 합쳐 보고파"

지난 2일 부산국제무용제(BIDF) 공식 초청 공연의 서막은 국립부산국악원과 프랑스 카린 사포르타 무용단의 '지젤의 슬픔 또는 꽃 의식'(Giselle's Sorrow or the flower ceremony)'이 열었다.
   
지난 2일 부산 해운대 해변 특설무대에서 열린 제13회 부산국제무용제에 오른 '지젤의 슬픔 또는 꽃 의식'. 연합뉴스
흰 치마와 저고리를 입고 흰 수건을 든 채 죽은 이의 '살'을 풀어주는 살풀이와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발레의 정수인 '지젤'이 어우러진 현대무용극이었다. 이 작품은 앞서 지난달 30일 국립부산국악원 예지당에서도 공연됐다.

   
살풀이와 지젤이 어우러진 현대무용극 '지젤의 슬픔 또는 꽃 의식'을 만든 프랑스 안무가 카린 사포르타.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지난해 10월, 국립부산국악원에 "지젤과 살풀이가 만나는 춤 작품을 만들자"며 공동 작업을 제안한 이는 프랑스 안무가 카린 사포르타(65)였다. 그는 프랑스 캉 안무센터 감독을 지낸 뒤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자신의 이름을 단 무용단을 이끌며 이동식 현대 춤 전용극장인 '당수아'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살풀이의 어떤 점에 끌렸을까. 안무가 사포르타를 만나 그 점을 물어보았다.

프랑스에는 여러 나라에서 온 춤꾼이 많아 국제 교류는 어렵지 않았다. 그는 지난 30년간 일본 중국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권의 여러 나라와 춤 교류 활동을 펼쳤다. 대만 공연을 마치고 2014년 우연한 기회로 방한한 사포르타는 전북 남원시 국립민속국악원에서 살풀이를 처음 접했다. 그는 "소름이 끼쳤다"고 회상했다.

"제가 기억하는 한 가장 강한 감정이었어요. 살풀이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지만 춤사위, 구음, 연주만으로 제 감정이 반응하더군요. 한국에서 아름답고 다양한 춤을 봤지만, 살풀이만은 달랐어요. 걷는 모습에서조차 내면에서 나오는 슬픔을 느꼈어요."

사포르타는 살풀이에서 느낀 정제된 슬픔의 느낌이 한(恨)이라는 것을 뒤에 알게 됐다. "유럽 집시의 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블루스에서 느꼈던 감정이죠. 많은 민족의 춤과 음악이 있지만 이처럼 내면에서 끌어올리는 형태는 흔치 않아요."

곧바로 '지젤의 슬픔 또는 꽃 의식'을 구상했다. "포도에서 와인을 뽑아내 듯" 살풀이의 움직임이 작품 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최대한 신경 썼다. 이후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 국립국악원의 문을 두드렸다. 사포르타는 "국립부산국악원이 현대 춤과 협력에 개방적이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립부산국악원 무용단원 이도영(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전수자)과 기악단, 성악단이 함께했다.

전통춤과 현대춤의 만남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사포르타는 전통춤 보존의 중요성과 전통춤의 보수성을 잘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시대 변화에 늦게 맞춰가는 예술이 춤일 수 있다. 수년간의 트레이닝을 거쳐 춤꾼의 몸에 전통춤이 배여 있고 그 춤에는 과거의 감성도 담겼다"고 말했다. 기성의 것을 해체하거나 새로움을 강조하는 경향의 현대예술의 주제의식이 전통예술과 만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과정임을 말하는 것으로 이해됐다.

"전통춤을 지키는 건 중요하지만, 갇혀버리면 곤란하죠. 전통과 현대를 하나의 레퍼토리로 만드는 건 결국 '관객'이라는 점이 중요해요." 그의 메시지는 전통춤이 현대적 주제의식을 만나 새롭게 태어날 때, 그것을 관객이 느끼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조율하는 그의 눈은 소수 전문가보다는 관객과 소통하는 데 맞춰져 있었다.

사포르타는 앞으로 한국 궁중 정재와 프랑스 루이 14세 시대의 춤을 합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3. 3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4. 4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5. 5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6. 6동남권 최초 외국교육기관, 19일 명지서 착공
  7. 7경남도, 추가 교육지원청 신설 대신 제2청사로
  8. 8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9. 9“‘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10. 10지역사회 ‘국제신문 회생인가’ 법원에 탄원
  1. 1“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2. 2“‘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3. 3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4. 4李 “부마와 5·18정신, 헌법에 담아야” 국회 논의 촉구
  5. 5김민석 ‘조희대 탄핵’ 밀어붙이나…국힘 “강행 땐 李 마지막 날”
  6. 6국감 후반 ETF·부동산 사찰 의혹 쟁점…김현지 증인 채택 두고는 여야 신경전
  7. 7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8. 8추미애 “사과 바라니 사과한다” 발언에 국힘 “사퇴 바라시니 사퇴하라”
  9. 9[속보]김민석, 지역축제 중 무대인사 관련 사과…"불편 끼쳐 죄송”
  10. 10울주군의원 의정비 8.3% 인상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3. 3돌아온 ‘캪틴큐’, 한정판 위스키…편의점 취향저격 ‘酒목’
  4. 4북항환승센터 ‘3.3m 단차’ 갈등, 법원 조정안 확정으로 봉합 수순(종합)
  5. 5국제선 유류할증료 또 인상
  6. 6리밸런싱 유예 ‘부메랑’…국민연금 100일새 182조 증발
  7. 7우리 아이 가을 옷 고민 끝…신세계센텀, 키즈웨어 팝업
  8. 8‘AI 드론’으로 참치떼 찾는다…수산업 AX 대전환 본격화
  9. 9기후부 지원금 다른 잣대…변전소 되고 발전소 안 되고
  10. 10“HBM(AI 반도체) 패키지 경쟁은 얼마나 많이, 덜 손상시켜 붙이느냐의 싸움”
  1. 1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2. 2동남권 최초 외국교육기관, 19일 명지서 착공
  3. 3경남도, 추가 교육지원청 신설 대신 제2청사로
  4. 4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5. 5지역사회 ‘국제신문 회생인가’ 법원에 탄원
  6. 6부산 서구 산복도로 노후 주택가 주차난 환경개선 3곳 추진
  7. 7[한 손 뉴스] 12·12 때 숨진 김오랑 중령, 고향 김해에 추모공원 조성
  8. 8“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9일
  10. 10‘법조 파트너’ 격상돼 로펌행…수사정보 유출 ‘카르텔’ 우려
  1. 1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2. 2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3. 3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4. 4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5. 5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6. 6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7. 7[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8. 8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9. 9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10. 10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물극필반(物極必反)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강동윤-Pixelated Oasis
윤상건-Creatur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9일 (음 9월 9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유배객 자암 김구의 눈에 비친 남해의 가을 바다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