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아마최강부 김희수 씨
- "첫 출전 대회 우승 기쁘다"
아마 5단 김희수(21·서울 성북구 길음동) 씨는 전국아마최강부 참가자 중 가장 어린 연배이다. 지난해까지 한국기원 연구생 신분이었던 그는 "아마추어 대회는 첫 출전인데 좋은 결과를 거둬서 기쁘다. 운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7세부터 바둑을 시작한 김 씨는 2015, 2016년 2년 연속 세계아마바둑선수권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등 연구생 시절부터 좋은 성적을 내며 프로기사 입단 0순위로 거론됐으나 대국 당일 컨디션 난조로 입단이 안타깝게 좌절된 경험이 있다. 김 씨는 "당시 경험을 통해 더 강인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우승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2번째 대국의 중요한 순간에 실수를 하며 위기도 겪었다. 다행히 상대방의 마지막 실수로 역전 성공. 김 씨는 "더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 부산아마최강부 최철수 씨
- "어려웠던 대국 행운 따랐다"
올해 신설된 부산아마최강부에서는 지난해 일반부에서 우승한 최철수(67·본명 최호수·사진·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씨가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최 씨는 과거 프로기사로 활동했고 시민바둑대회에서 우승한 경험도 있다. 한때 '부산 바둑계의 최강자'로 불렸다. 그가 대국할 때면 주변은 관전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하지만 우승까지는 결코 쉽지 않았다. 최 씨는 "잘한다는 분들이 다 모여 그런지 쉬운 판이 없었다. 참 어려웠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아마 7단인 최 씨는 한때의 '라이벌'이었던 황용규 씨와의 대결과 거의 질 뻔하다가 힘겹게 이긴 하형수 씨와의 대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최 씨는 매년 바둑대회가 열려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좋은 선수들과 대결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 일반부 정재환 씨
- "내년엔 원생들이 잘할 것"
아마 5단 정재환(38·부산 사상구 괘법동) 씨는 고교 2학년 때 바둑을 배운 뒤 줄곧 바둑 강사로 활동해왔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으로 배워야하는데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 어려움이 많았다. 독학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것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정 씨는 부산 강서구에 명인바둑학원을 열었다. 정 씨는 학원도 열고 3, 4번 출전한 끝에 우승도 하게 돼 '겹경사'인 것 같다며 기뻐했다.
이번 대회에는 원생들 실력이 아직 못 미쳐 함께 나오진 못했다. 정 씨는 앞으로 학생들의 출전을 위해 만전을 기할 생각이다. 그는 "제가 졌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실력자들과 겨루었던 예선과 준결승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저를 알고 아껴준 분들과 우승의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 내년부터 출전할 학생들도 입상 여부를 떠나 얻어가는 것이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노년부 김영봉 씨
- "순리대로 풀었더니 영광"
노년부에서 우승을 거머쥔 김영봉(73·부산 동래구 명륜동) 씨는 고교 2학년 때 선친 어깨 너머 배운 바둑으로 노년을 즐겁게 보내고 있다. 아마 5단인 김 씨는 매일 기원에 나가 바둑을 둔다. 꾸준한 연습으로 각종 대회에서 우승 경력을 쌓고 있다. 부산시민바둑대회에서만 노년부 우승 2번, 준우승 1번을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수원시장배 바둑대회에 나가 노년부에서 우승했다. 그는 "올해 부산시민바둑대회는 수월했다"고 말했다. 준결승에서 상대가 건강상 이유로 기권하는 바람에 부전승으로 결승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노년부에서 우승해 내년에는 일반부로 '쫓겨날' 수도 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 씨는 "강물이 흘러가듯 순리대로 두면 영광이 온다"며 바둑의 매력을 말했다. 30년간 중학교 영어교사로 재직한 그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인터넷 등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기 보다, 건전한 취미인 바둑을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 전국여성단체전 부산여성기우회 A조
- "친목 다지며 진가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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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종란, 이수경, 정용순, 송영옥, 이말분 씨. |
전국여성단체 우승을 거머쥔 부산여성기우회 A조(이수경, 송영옥, 김종란, 정용순, 이말분)는 여러 차례 부산시민바둑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 실력자들이 모인 팀이다. 이들 중 송영옥, 정용순, 이말분 씨는 지난해에도 같은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 또 팀원 모두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에서 바둑을 가르치고 있으며, 특히 김종란 씨는 아마5단의 실력자이기도 하다. 김종란 씨는 "부산여성기우회 회원들이 수시로 모여 친목을 도모하면서 실력을 쌓은 것이 빛을 발휘한 것 같다"라고 우승의 원동력을 밝혔다. 이말분 씨는 "전국에서 실력을 갖춘 젊은 여성 바둑인들이 늘어나면서 전국 바둑대회 우승이 어려워진다"라면서 "부산에도 젊은 여성들이 바둑에 관심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 기관·동호회단체전 부산시청기우회
- "실력 쌓아 다른 부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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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정태교, 유평종, 서진립, 박창식, 강정섭 씨. |
"올해는 2군이 출전했기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우승을 차지했네요.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부산시민바둑대회 기관·동호회단체전 우승을 거둔 부산시청기우회(정태교, 유평종, 서진립, 박창식, 강정섭)는 예상치 못한 우승에 기분이 좋아 보였다. 정통 강자로 손꼽히는 부산시청기우회는 올해 실력이 뛰어난 회원은 개별로 다른 부문에 출전하고, 인터넷 바둑 기준으로 6단 이하만 단체전에 참여하는 모험을 강행했다. 여러 차례 우승을 한 탓에 이번에는 회원들 실력을 가늠해보고, 좋은 경험을 쌓아보자는 취지였다. 부산시청기우회는 40년 역사를 자랑하며, 부산시청 직원과 퇴직자 70여 명이 회원으로 있다. 서진립 씨는 "운이 좋았다. 실력을 쌓아 다른 부문에도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 장애인부 김정식 씨
- "수술비에 상금 보태겠다"
아마 5단 김정식(57·사상구 괘법동) 씨는 2013년 부산시민바둑대회 첫 출전에서 우승을 거둔 후 5년을 줄곧 참석하면서 올해 다시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어린 시절부터 바둑을 둔 그는 1980년대 조치훈 기사가 일본에서 활약하며 국내에도 바둑 붐을 일으켰던 당시 바둑의 매력에 더욱 깊이 매료됐다. 20여 년을 함께한 바둑은 지금도 '돈 안 들고 재미있는' 최고의 취미 생활이다. 무료할 때면 언제든 동네 친구들과 바둑을 둔다. 이날 경기 다섯 판은 술술 풀린 편이었다. 여유를 부리다 깜빡 실수해 대마가 죽을 위기도 있었지만, 금세 회복해 역전했다. 청력에 문제가 생겨 조만간 귀 수술을 할 예정이라는 김 씨는 "수술비에 상금을 보태쓸 수 있어 다행이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다. 1등하니 무척 기분좋다"고 우승의 기쁨을 표현했다.
■ 어린이 최강부 안동경 군
- "꾸준히 공부…AI와 겨룰것"
"열심히 공부해 인공지능을 이기고 싶습니다." 안동경(13·양운초) 군은 침착함을 발휘해 어린이 최강부 우승을 거머쥐었다. 안 군은 6살 때 입문했다. "엄마가 바둑 초급책을 사주셨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보며 혼자 공부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엄마가 바둑학원에 보내주셨어요."
한창 뛰어놀고, TV나 게임에 빠질 수 있는 나이지만 안 군은 정적인 바둑을 가장 좋아한다. 안 군은 "바둑은 질 때도, 이길 때도 배울 점이 있다. 질 때는 다음에 어떻게 이길까 전략을 짤 수 있고, 이길 때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안 군은 일주일에 세 번 학원에서 바둑을 배우고, 나머지 날은 인터넷으로 대국을 보며 혼자 공부한다. "가장 좋아하는 바둑기사는 사범님인 강지성 9단"이라고 말한 안 군은 "어떤 순간에도 흔들림 없는 이창호 9단도 존경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