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 청사진·운영계획 세워야

(재)부산문화회관이 부산시민회관(동구 범일동) 통합 절차에 들어갔다. 부산의 대표적인 공공 문예기관의 운영 주체가 부산문화회관으로 일원화돼 새로운 공연 환경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와 함께 안정적인 통합·운영을 위한 과제도 만만치 않다.

문화회관은 부산시설공단과 시민회관 위탁 운영을 위해 지난해 협의에 들어가 지난주부터 인력 흡수를 위한 연봉 등 협상을 시작했다. 문화회관은 오는 6~7월 시민회관 인력을 공개 채용하고, 8~9월 기존 인력과 신규 직원이 합동 근무를 하면서 10월부터 완전한 운영에 들어간다.

부산시는 시민회관 통합 운영에 따른 인건비와 운영비 21억 원을 추경에 편성했다. 시민회관은 1973년 전국 최초 공공 문예회관으로 문을 열고 시가 직접 운영하다 2004년 시설공단에 위탁했다.

하지만 문화회관과 시민회관 급여 체계가 달라 통합 운영의 핵심인 인력 흡수에서 난관이 예상된다. 시설공단이 위탁 운영하는 시민회관은 호봉제(8급)이고, 시 출자·출연기관인 문화회관은 연봉제(6급)다.

이에 따라 시민회관 직원의 급여 보전과 직위 등의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시민회관 직원들은 적절한 임금 보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설공단에 남겠다는 이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시민회관의 인력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면 운영 차질이 불가피하다. 시민회관은 시설이 오래되고 아날로그 시스템으로 운영돼 사람 손을 일일이 거쳐야 한다. 시설공단 혁신정보팀 김용원 차장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기존 직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과제는 통합에 따른 효과적 운영을 위한 청사진 마련이다. 그동안 문화회관은 부산시립예술단 공연을 중심으로 순수예술 공연을, 시민회관은 뮤지컬 등 대중 공연을 소화했다.

특히 시민회관은 상업성을 고려한 대관 공연 위주로 운영됐다. 부산문화회관 박인건 대표는 "시민회관의 장점을 살리되 문화회관 콘텐츠도 활용해 통합효과를 내겠다. 시립예술단 공연을 시민회관에서도 소화하는 것이 시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화회관은 통합 청사진은 고사하고, 내년 운영 계획에 착수도 못 했다. 시민회관 일정이 연말까지 꽉 차 있고, 최근에야 위탁 협상을 시작한 탓이다. 박 대표는 "서로의 장점을 살릴 방향을 찾겠다"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