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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암 심국보의 동학 이야기 <16> 대인접물(待人接物), 사람과 물건을 대하는 법

자연·생명 존중의 사상 '대인접물'…오늘날 시대과제를 해결할 가르침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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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04-21 19: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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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동학의 인내천(人乃天) 사상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것으로, 양반과 천민을 구별하던 조선 사회에서는 가히 혁명적이었다. 수운 최제우 선생이 인내천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국안민(輔國安民), 즉 잘못된 나라를 반듯하게 세워 백성을 편안하게 하자는 구호를 내건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그러나 수운은 3년 남짓 활동하다 조선 정부의 탄압과 폭력으로 짧은 생애를 마감하게 된다.
   
강원 영월군 중동면 직동리에 세워진 '대인접물' 법설 기념 표지석. 해월은 1872년 1월 5일, 49일 수련 후 동학 접주들을 이곳으로 불러 '대인접물' 법설을 했다. 심국보 제공
수운의 가르침을 충실히 이어받은 해월 최시형은 36년 동안 지목을 피해 도피하는 고난 속에서도 스승의 유훈을 방방곡곡 퍼뜨리며 동학의 조직을 전국으로 확산시켰다. 해월의 가르침이 민중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사람 중심·인간 주체는 물론 이를 뛰어넘어 동학을 자연과 생명 존중의 가르침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월의 가르침을 잘 표현하고 있는 '대인접물'이란 법설을 소개한다.

먼저 해월은 나만 한울님을 모신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한울님을 모셨으니 사람을 한울님처럼 섬겨야 한다는 사인여천(事人如天)의 가르침을 친근하고 쉬운 예로써 설명하였다.

"집에 손님이 오거든 손님이 오셨다 하지 말고, 한울님이 내 집에 오셨다고 말하십시오. 부인 동덕들은 함부로 아이들 때리지 마십시오. 아이를 때리는 것은 곧 한울님을 때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해월은 남에 대한 용서와 자기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강조하고, 모심과 섬김, 존중과 배려를 중시한다.

"교만하고 자기를 과시하는 마음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자기를 과시하는 사람은 진리와는 거리가 멉니다. 진실해야 진리에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악한 사람이라도 선하게 대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이 바르면 그도 반드시 스스로 바르게 됩니다. 사람과 물건(자연과 생명)을 대할 때 악한 것은 숨겨주고 좋은 것은 드러나게 하십시오. 저 사람이 나에게 포악하게 하더라도 나는 그를 사랑과 용서로 대하고, 그가 나에게 거짓으로 말을 꾸며도 나는 정직하고 순수하게 대하면 자연히 마음이 돌아오게 됩니다."

또한 해월은 사람만이 한울님이 아니라 물물천(物物天) 사사천(事事天), 즉 물건마다 다 하늘이고 일마다 모두 하늘이라는 만물 존중의 경물(敬物)사상으로 생태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선구적으로 가르치고 실천하였다. "세상 만물 중에서 한울님을 모시지 않은 것이 있습니까? 이것을 알게 되면 생명 있는 것을 죽이는 일은 굳이 금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하지 않게 됩니다. 제비의 알을 깨지 않아야 봉황이 날아오고 풀과 나무의 어린싹을 꺾지 않아야 산이 무성해집니다. 쓸모가 다하여 못 쓰게 된 물건이라며 함부로 버리고 어떻게 부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날아다니는 3000종의 새도 다 자기 부류가 있고, 땅을 기어 다니는 3000종의 벌레도 다 자기 생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과 생명을 공경하십시오."
   
대인접물의 법설은 먼저 나를 변화시켜 우리를 바꾸자는 것으로, 생명·평화와 노동, 여성과 어린이 존중 등 오늘날의 시대과제를 해결하는 데도 필요한 가르침이다.

천도교 '신인간'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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