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화백 작품. 1년 새 세 차례 최고가 경신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1913∼1974)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미국 뉴욕에서 그린 대형 전면점화가 한국 미술품 최초로 경매가격 65억원을 돌파했다.

김환기 전면점화 '고요 5-Ⅳ-73#310'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K옥션에서 열린 4월 경매에서 '고요(Tranquillity) 5-IV-73 #310'가 65억5000만원에 낙찰되면서 또다시 한국 미술품 경매의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에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는 지난해 11월 27일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김환기의 또 다른 전면점화 '12-V-70 #172'가 기록한 63억2626만원(4150만 홍콩달러)이었다. 김환기의 작품은 지난해 4월 개최된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인 48억6000만원에 팔리면서 한국 미술품 경매의 역사를 새로 쓴 데 이어 1년 사이에 세 차례나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경매에서는 두 번째로 출품된 김환기의 또 다른 작품인 1960년대작 '무제'가 열띤 경합 끝에 시작가 900만원보다 세 배 이상 높은 3000만 원에 팔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수작 중의 수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라고 소개된 '고요(Tranquillity) 5-IV-73 #310'은 낮은 추정가인 55억원에서 경매를 시작해 단숨에 60억원을 넘어섰다. 이어 경합을 거치며 1억원씩 올라 65억5000만 원에 팔렸다. 이 작품은 가로 205㎝, 세로 261㎝ 크기로 밤하늘의 은하수를 연상하게 하는 푸른 점과 직사각형의 흰색 띠를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파란색은 추상화가 김환기를 대표하는 색상이다.

김환기 작가는 1973년 4월 10일 일기에서 이 그림에 대해 "3분의 2 끝내다. 마지막 막음은 완전히 말린 다음에 하자. 피카소 옹 떠난 후 이렇게도 적막감이 올까"라고 썼다. K옥션 측은 "화면 분할에 따른 조형미가 뛰어나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