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원
- 10년간 예산 증액 5000만 원뿐
- 출연료 부족 라인업 부실 이어져
# 장소
- 광안리→다대포→삼락생태공원
- 소음 등 민원에 쫓겨다니는 축제
# 운영조직
- 부산축제조직위, 7개 사업 담당
- 내용 고민할 틈 없이 치르기 급급
지난 달 30일 오후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이하 축조위)는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발전 방안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부산시 관광진흥과, 축조위 관계자, 실용음악학과 교수, 인디 레이블 대표, 대중음악평론가 등 30여 명이 모였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하 부산록페)의 유료화가 제기되는 등 참가자들은 의욕적으로 토론하려 했으나 논의는 좀체 진전되지 못했다. 부산록페의 정체성과 지향점이 뚜렷하지 않고, 이에 관한 논의를 오래 방치해 문제가 매우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는 부산 록페의 '3대 난제' 해결 노력을 시급히 하지 않으면, 축제가 더욱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란 점을 확인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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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열린 2016년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모습.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제공 |
■3대 난제: 재원, 장소, 운영조직
부산록페는 전국 최초 록페스티벌로 2000년부터 17년간 무료로 열렸다. 비주류 성향의 음악에 공공 재원을 들여 시민과 마니아층을 모두 만족하게 하는 축제를 지자체가 기획한 경우는 처음이었고, 지금도 드물다.
개최 초기와 달리 부산록페가 처한 환경은 녹록지 않다. 먼저, 예산이 10년째 제자리 수준이다. 2007년 4억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증가한 것에 그쳤다. 이마저 올해부터는 정부의 축제 행사성 사업에 대한 예산 통제 정책으로 증액할 수 없다. 물가 상승으로 시설과 설비에 드는 고정 비용이 오르니 뮤지션 출연료가 적어지고 이는 라인업의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 부산록페 김광우 프로그래머는 "과거에는 뮤지션을 섭외할 때 우리 쪽이 말하자면 '갑'이었지만 이제는 뮤지션에게 부탁하는 '을'이 됐다"고 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록페스티벌도 속속 생겼다. 2006년부터 인천시와 에스컴이엔티가 해마다 30억 원을 투자해 여는 펜타포트록페스티벌(3일 입장권 22만 원)과 2009년부터 CJ E&M이 65억 원을 투자해 여는 지산밸리록페스티벌(3일 입장권 26만 원)이 대표적인 예다.
축조위 박상언 사무처장은 "더 나은 공공적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것이지 수익을 얻겠다는 것이 아님을 전제"로 유료화를 언급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대체로 부산록페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유료화 필요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고, 유료화의 폭과 방식 등은 논의되지 못했다. 그간 무료로 열렸기에 누린 이점도 있다. 라인업 평가에 관대한 잣대, 폭넓은 시민의 참여 등이다. 유료화는 구상만 있고 논의는 머물러 있다. 섣부른 유료화로 기존 장점을 놓치고 부산 록페의 정체성을 망가뜨릴 우려도 현실적으로 크다.
■섣부른 유료화에 공든 탑 무너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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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발전 방안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유료화가 새로운 개최 장소 물색과 함께 가야 한다는 지적도 비중이 컸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출발한 부산록페는 소음 민원으로 다대포해수욕장으로 옮겼다가 감전사고 위험으로 삼락생태공원으로 옮겼다. 삼락생태공원은 여름철 모기가 많고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 개발이 어려워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강하다. 토론회에서 임랑해수욕장, 사직야구장, 북항이 거론됐으나 각각 낮은 접근성, 소음 민원 가능성, 환경 미비라는 한계를 달고 있다.
현재의 축조위 조직으로는 유료화된 부산록페 진행에 무리가 많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축조위 정직원 10명은 부산록페 말고도 유채꽃·부산항·바다·불꽃·원도심골목길·해맞이축제 등 7가지 사업을 한다. 비중이 매우 높은 직책인 프로그래머는 1년 계약이라 급여와 대우가 낮고 그 해 행사를 치르기만 급급하다. 또 프로그래머가 공채나 위원회 등 공인된 절차나 규정 없이 선정돼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전담 조직을 두면 메인 스폰서를 확장하되 지역 인디씬·라이브 클럽과 연계를 안정되게 추진할 수 있다. 록마니아 김성남 실장은 "2002년 부산록페는 월드컵 열기에 힘입어 대기업 후원이 원활했다. 스폰서를 다각화해야 한다"고 했다.
■정체성 설정과 장기 계획 시급
큰 문제는 부산록페에 대한 부산시의 정책방향과 목적성이 불명확하다는 데 있다. 인천 부평구문화재단 박준흠 센터장은 "유료화 여부, 개최지 검토, 조직 개편은 축제의 정체성과 목적에 달렸다. 그런데 부산시가 그걸 못 정한 것 같다. 관광객 유치와 지역 홍보, 지역 상권 육성, 지역 인디 뮤지션 지원, 록 전문 축제 중 정체성과 목적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목적성 축제를 지향한다면 5개년 계획 등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뜻이다.
시 관광진흥과 김경오 축제진흥팀장은 "이 토론회는 결정을 하는 자리는 아니다. 이 같은 토론자리를 더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 사이 부산록페에 관한 기대치는 높아만 간다. 라인업 차별화, 편의시설 개선, 콘텐츠 보완 등 요구도 다양하다. 부산록페가 할 일이 매우 많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