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빈 중심 토박이 5명 뭉쳐
- 신디사이저 이용한 '동양' 발매
- '탑건 OST' '손에 손잡고' 작곡
- 조르지오 모르더 영향 받아
- 내달 서면 씨닉 등서 콘서트
밴드 '88'이 출격하자마자 부산 인디씬의 주목을 받은 건 신디사이저 때문이었다. 명화 탑건(1986) 수록곡의 주요 멜로디를 구성한 신디사이저의 음색에 반했다는 이들은 "1980년대 신스팝의 음색과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연출"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11일 첫 싱글 '동양'을 낸 88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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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디사이저를 중요하게 활용하는 밴드 88이 부산의 클럽에서 공연하고 있다. 밴드 88 제공 |
"신디(사이저)를 쓰게 된 건 조르지오 모르더의 영향이 컸어요." 리더 김성빈(31·베이스)은 그의 음악을 들으면 "옛날 엄마 무릎을 베고 토요명화를 보던 시절이 생각이 난다"며 향수를 떠올렸다.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 겸 프로듀서 조르지오 모르더는 1970, 80년대 신스팝을 유행시킨 세계적인 거장이자 일렉트로닉팝의 선구자다. 국내에서는 영화 '탑건' '플래시 댄스' 수록곡과 1988년 서울올림픽 주제곡 '손에 손잡고'의 작곡가로 유명하다. 신디사이저의 매력은 1990년대 드라마 '질투' '파일럿' 수록곡에서도 빛났다.
지난해 8월 이 신디사이저를 이용한 '신스팝' 아래 김성빈을 중심으로 김영은(35·드럼), 윤수웅(26·신디사이저), 신재이(30·기타), 홍기원 (30·보컬)이 뭉쳤다. 구성원 모두 5년 이상 지역 인디씬의 여러 밴드에서 활동하다 모인 토박이들이다. 이번 밴드에 임하는 자세는 이전보다 진지했다.
신재이 씨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추진력이 생기는 것 같다. 음악을 하던 사람들이라 이해도 빠르고 의사소통이 잘 된다"고 말했다. 김성빈 씨는 "흉내 내기식, 퍼포먼스를 위한 음악이 아니라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리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반영한 음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십팔'로 불리는 팀명은 1980년대 유행한 신스팝을 뜻한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뒤 발라드, 댄스, 록 등 다양한 음악이 공존했던 문화 부흥기에 대한 동경도 담겼다. 뫼비우스 띠와 비슷한 '8'을 통해 무한한 인간의 능력도 상징한다.
88은 신스팝이 자칫 촌스러울 수 있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윤수웅 씨는 "한 끗 차이"라며 "그 한 끗 차이 때문에 저희는 연구하고 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처럼 추억을 향유하지만 촌스럽지 않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첫 결과물인 싱글 '동양'은 돌아갈 수 없지만 아름다웠던 유년 시절에 대해 노래한다. "노을이 질 때까지 신나게 뛰어놀던 7살 아이들, '밥 먹으로 들어온나'하며 아이를 부르는 엄마 목소리, 된장찌개 끓는 냄새가 풍기는 골목길, 퇴근하는 아버지 발걸음, TV 만화"가 주제다. 티저 영상은 두 여고생이 바다 노을을 바라보고 즐거워하며 시간의 유한함을 깨닫는 모습을 그렸다.
88은 오는 6월 두 번째 싱글을 발매한다. 김성빈 씨는 "결성한 지 얼마 안 돼 하루하루 고민하고 토의할 것이 많다. 싱글을 내다 정규 앨범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1일 서면 씨닉과 22일 경성대 바이널 언더그라운드에서 공연한다. 88 구성원은 "한 시간짜리 단독 유료 공연" "결혼" "영상과 음악으로 보는 것이 공존하는 공연" "부산록페스티벌 메인 무대"가 꿈이라며 음악과 함께하는 미래를 바랐다.
▶밴드 '88'
★남성 5인조 신스팝 밴드
www.facebook.com/koreaband88/
★대표곡: 동양(dongyang)
★노래 감상 가능한 음원사이트: 네이버, 멜론, 아이튠즈, 지니, 엠넷, 올레뮤직, 벅스뮤직 등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