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발견' 신설해 3개 섹션으로
- 24일~내달 25일…김의성 등 초대
- 상영 후 부산 평론가 해설 곁들여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의 대표 기획전인 '월드시네마'가 변신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수작을 소개하던 기존 구성에 문화예술계 명사의 추천작, 세계 영화사에서 공인된 걸작, 부산 영화평론가들의 해설 프로그램을 보태 훨씬 폭넓고 흥미로워졌다.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가 24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여는 기획전 '월드시네마 14'의 상영작. '자전거 도둑'.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제공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는 24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월드시네마 14' 기획전을 한다. 월드시네마 기획전은 현재의 시네마테크가 2004년 '시네마테크 부산'이던 수영만 시절 시작돼 올해 14회째로 '섬머스페셜' '오래된 극장'과 함께 시네마테크 대표 기획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셋 중에도 골수 영화팬의 가장 높은 호응을 얻는 '월드시네마'는 두터운 고정 관객층을 확보했다.

이번 기획전은 '재발견' '발견' '카르트 블랑슈' 3개의 섹션에서 작품 35편을 상영한다.

'사랑은 비를 타고'.

두드러진 변화는 '재발견' 섹션의 추가다. 10편을 상영하는 이 부문은 올해 처음 도입한 것으로, 영화사의 교과서와도 같은 작품을 모았다. 부산 지역 대학 영화학과들의 요구도 있었다. 최고의 미장센으로 평가받는 '전함 포테킨'(1925, 세르게이.M.에이젠슈테인),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작 '자전거 도둑'(1948, 비토리오 데 시카), 고전 중의 고전 '현기증'(1958, 알프레도 히치콕), '사랑은 비를 타고'(1952, 스탠리 도넌) 등이 포진했다.

허문영 프로그램 디렉터는 "세계영화사를 새로 쓰게 만든 10편의 영화는 유명하지만 볼 때마다 새로운 감흥을 안겨주는 작품으로 진정한 영화적 보석들의 진열"이라고 설명했다.

'현기증'.

'발견' 섹션은 미지의 걸작을 소개한다. '엔젤'(1937, 에른스트 루비치), '레드 갭의 러글스'(1935, 레오 맥커리) 등 할리우드 고전기의 로맨틱 코미디 네 편을 비롯해 배우 출신으로 선구적 여성감독인 아이다 루피노의 대표작 '천사들의 장난'(1966), 미국 독립영화의 아버지인 존 카사베츠의 미지의 걸작 '미니와 마스코위츠'(1971) 등 16편이 상영된다. 몸짓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댄스 필름'의 창시자이자 20세기 최고 실험영화 감독으로 꼽히는 마야 데렌 감독의 대표작 6편도 포함된다. 1920년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의 작품이 고루 분포했다.

문화예술계 명사 추천 코너인 '카르트 블랑슈'에는 문학평론가 신형철과 배우 김의성이 초대된다. 신형철 평론가는 다음 달 8, 9일 자신이 선택한 영화 '디 아워스'와 'M.버터플라이'를, 김의성 배우는 14, 15일 '꽁치의 맛'과 '귀여운 여인'을 보고 관객과 대화한다. 부산영화평론가협회와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엔 지난해보다 많은 평론가들이 해설가로 나선다. 박인호 강소원 김기만 김은정 김필남 평론가는 '재발견' 섹션을 포함해 작품 상영 후 해설을 진행한다.

허 프로그램 디렉터는 "더 많은 관객이 영화사의 빛나는 성취를 즐길 수 있도록 포맷을 대폭 쇄신했다"며 "이번 기획전은 특히 미지의 걸작에 목마른 영화광뿐 아니라 고전 영화에 친숙하지 않은 영화애호가에게도 한바탕 영화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ww.dureraum.org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