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첼리스트 니콜라스 알트슈태트
- 재즈 보컬리스트 다이안 슈어 등
- 세계 정상급 연주자 대거 방문

- 9월 통영국제음악단 유럽 투어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천재 작곡가, 윤이상(1917~1995). '2017 통영국제음악제'는 윤이상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열흘 내내 그의 삶과 음악을 통영국제음악당과 통영시 일원에서 펼친다.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열리는 거의 모든 공연에서 윤이상의 실내악, 관현악, 오페라가 연주된다. 윤이상과 인연이 깊은 음악인은 물론 세계적 연주자가 대거 통영을 찾아 그를 기억한다.

2017 통영국제음악제 무대에 서는 빈 필하모닉 앙상블.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역사의 굴곡 속에서도 뚜벅뚜벅

윤이상은 세상을 떠나서도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분명 동양 사상과 음악 기법을 서양음악에 완벽하게 접목해 새로운 음악적 세계를 만들어낸 위대한 현대 작곡가다. 아시아 최초로 동양 고유문화를 서양식 음악으로 구현했다. 그가 독일에서 키운 일본인 제자 가운데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음악인이 많다. 현대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작곡가이지만, 정작 고국에서는 그의 음악보다 정치적인 면에 주목해버렸다. 1963년 처음 방북했던 윤이상은 '동백림사건'에 연루된 뒤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독일 정부와 해외 음악가들의 도움으로 1969년 석방됐고, 그 뒤로 고국으로 오지 못했다. 역사의 굴곡 속에 살면서 그는 평화와 화합, 인류애를 음악에 담았다.

통영국제음악제는 이러한 윤이상의 삶과 정신, 음악을 기려 부제를 'From Asia to the World(아시아에서 세계로)'로 정했다. 윤이상이 세계 무대로 나간 아시아 작곡가이며 통영국제음악제 또한 아시아 대표 음악제로서 세계로 나간다는 의미다. 개막공연에서는 윤이상의 자전적 작품 '첼로 협주곡'과 그가 바랐던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할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 연주된다.

■"익숙한 클래식과는 다른 감상을"

위부터 첼리스트 옌스 페터 마인츠, 첼리스트 정명화, 세계적 재즈 보컬리스트 다이안 슈어.

2017 통영국제음악제에서는 윤이상의 '첼로협주곡' '밤이여 나뉘어라' '8중주' '현악사중주 3번, 4번', 오페라 '류퉁의 꿈', '낙양', '협주적 단편', '클라리넷 협주곡' 등 윤이상의 음악이 울려 퍼진다. 윤이상은 생전에 곡 위촉을 거절하지 않고 가능한 한 받아줘 200여 곡이 넘는 작품을 썼다. 모든 작품에는 우리나라의 농현(현악기 줄을 짚고 흔들어서 여러 가지 꾸밈음을 내는 연주법)이나 동양 도교 사상의 음양 원리 등이 두드러진다. 여기에 인류 평화의 가치를 추구하는 가사도 쓰였다.

윤이상의 음악적 세계를 알 수 있는 심포지엄도 열린다. 다음 달 2일에는 국내 전문가들이 모여 '21세기 아시아에서 윤이상의 음악적 유산을 재조명하다'를 열고 4일과 5일, 6일에는 각각 작곡가 박영희, 음향 엔지니어 볼프강 피베크, 국제윤이상협회장 발터 볼프강 슈파러 등 생전 윤이상과 인연이 있는 음악인이 참석해 '윤이상과의 만남'에 관해 이야기한다. 심포지엄 사회를 맡은 이희경 연세대 객원 교수는 "현대음악인 윤이상 작품은 흔히 듣는 클래식처럼 듣기 편하지 않을 수 있다. 낯설더라도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으로 '왜 이 사람은 이런 소리를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질문하며 감상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정상급 연주자의 향연

세계적인 음악인들도 대거 방문한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구성된 빈 필하모닉 앙상블 ▷세계 정상급 스타 첼리스트 니콜라스 알트슈태트 ▷윤이상 작품에 특별한 조예가 있는 독일 연주자들로 구성된 윤이상 솔로이스츠 베를린 ▷프랑스 피아니즘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장이브 티보데와 소프라노 아네테 다슈 ▷서울시향 부지휘자 최수열 ▷첼리스트 옌스 페터 마인츠 ▷세계 최정상 현대음악 현악사중주단 아르디티 콰르텟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정명화 손열음 신지아 ▷지휘자 데니스 러셀 데이비스가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 등이 통영국제음악당 무대에 오른다.

윤이상 음악 외에도 다채로운 음악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현대음악의 거장 페테르 외트뵈시의 오페라 '골든 드래곤', 아시아의 젊은 작곡가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아시아 작곡가 쇼케이스', 재즈 등이 그것이다.

그래미상이 인정한 세계적 재즈 보컬리스트 다이안 슈어가 처음으로 통영을 찾아 현대 재즈의 정석을 들려준다. 프랑스 거장 재즈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르트를 기리는 재즈 뮤지션들이 프랑스 샹송을 연주하는 '쎄시봉'도 열린다.

■탄생 100주년 기념은 계속된다

통영국제음악당 야경.

통영국제음악재단은 올해를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의 해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연다. 오는 5월에는 통영 시민과 함께 야외 음악회를 열고 윤이상 탄생일인 9월 17일에는 거장 지휘자 하인츠 홀리거가 이끄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통영을 시작으로 유럽 6개 도시 투어를 떠난다.

이 외에도 소프라노 조수미, 첼리스트 장 기엔 케라스, 지휘자 페터 루지치카, 밍게트 콰르텟 등 많은 연주자가 4월 말부터 연말까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055)650-0400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

◇ 2017통영국제음악제 전체 공연 일정 일시 공연명 3월31일 금  오후 7시30분 개막공연  -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오후 10시 오페라 - 골든 드래곤 4월1일 토  오후 3시 윤이상 솔로이스츠 베를린 I 오후 7시30분 오페라 - 골든 드래곤 오후 9시30분 빈 필하모닉 앙상블 I 4월2일 일  오전 10시30분 윤이상 심포지엄Ⅰ 오후 3시 쾰른 체임버 오케스트라 I 오후 5시 오페라 - 골든 드래곤 오후 7시30분 빈 필하모닉 앙상블 II 4월3일 월  오후 3시 아시아 작곡가 쇼케이스 오후 7시30분 평창대관령음악제 IN 통영 4월4일 화  오후 5시 윤이상 심포지엄Ⅱ  오후 7시30분 쾰른 체임버 오케스트라 II 오후 9시30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입상자 시리즈 -김홍기 피아노 리사이틀 4월5일 수  오후 5시 윤이상 심포지엄Ⅲ 오후 7시30분 소프라노 아네테 다슈 리사이틀 오후 9시30분 윤이상 솔로이스츠 베를린 II 4월6일 목  오후 5시 윤이상 심포지엄Ⅳ 오후 7시30분 오페라 - 류퉁의 꿈 오후 9시30분 옌스 페터 마인츠 첼로 리사이틀 4월7일 금  오후 7시30분 홍콩 차이니즈 오케스트라 오후 9시30분 재즈 나이트 스페셜 - 쎄시봉 4월8일 토  오후 3시 다이안 슈어:재즈계의 퍼스트레이디 오후 7시30분 아르디티 콰르텟 I 오후 9시30분 재즈 나이트 스페셜 - 쎄시봉 4월9일 일  오전 11시 아르디티 콰르텟 II 오후 5시 폐막공연  - 서울시립교향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