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센트·뉴본 뮤직비디오 주목
- 부산 여행기 담은 영상 3개도

셀카봉은 2014년 최고의 핫 아이템이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여행자의 손에 들려진 셀카봉은 매우 흔해졌다. 셀카봉과 마찬가지로, 곧 대세가 될 장르가 있다. 바로 '영상 촬영'이다.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에는 국내외 유명 관광지에서 찍힌 여행기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부산콘텐츠코리아랩이 진행한 '영상제작 아카데미' 참가자들이 인디 뮤지션 뉴본의 뮤직비디오를 찍고 있다.

여행 영상 촬영이 '대세'가 된 가운데 부산콘텐츠코리아랩 금정서브센터는 지난 1일 '영상제작 아카데미-여행, 뮤직비디오'를 시작했다. 교육생 모집을 시작하자 신청자가 몰려 경쟁률이 3대1을 넘어섰다. 그래서 정원을 배로 늘렸다. 열흘간 부산과 부산 인디 뮤지션의 음악을 소재로 여행기와 뮤직비디오를 찍은 50여 명은 지난 20일 공개 시사회를 열었다.

이날 인디 밴드 문센트의 신곡 '시계바늘'과 힙합 뮤지션 뉴본의 신곡 'All day'의 뮤직비디오가 선보였다. 이어 부산을 배경으로 만든 '흔한 아재의 부산 여행' '부산스러운 두 여자의 부산 여행' '세 비글녀의 부산 뽀개기' 등 세 작품이 발표됐다.

	지난 20일 시사회 기념 사진.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제공

대다수가 영상을 전공하지 않은 시민이지만 완성도는 높았다. 그럴 수 있는 건 뮤직비디오와 여행 영상물의 기반은 제작자의 '아이디어'이기 때문이다. 이날 수강생을 위한 강연을 맡은 영상 스튜디오 VSS 이승우(35) 대표와 안대훈(29) 씨는 "결국, 아이디어 싸움이다. 프로들도 아이디어가 항상 샘 솟는 건 아니다. 여기에 휴대전화로 찍을 수 있는 편의성, '나도 하고 싶다'는 참가자들의 열정이 어우러져 훌륭한 작품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안 씨는 인디 뮤지션의 뮤직비디오와 이탈리아, 홍콩, 독일, 일본 등의 여행 영상물을 만들어 주목받는 차세대 영상 제작자다. 2014년 온라인에 공개된 '두 남자의 이탈리아 여행기'는 여행 영상물 제작이 대중화되는 단초가 됐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세 훈남의 홍콩 여행기'는 조회 수 320만을 넘어서며 국내 유명 여행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조회 수 1위를 기록했다.

시사회에서는 팀마다 겪은 시행착오도 발표하며 경험을 공유했다. 촬영한 데이터를 날리거나, 장비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자발적으로 밤샘 촬영과 편집에 임하고 뮤지션과 소통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뮤직비디오에 배우로 참가한 김형준(26) 씨는 "어두운 영도를 촬영하려고 평소와 달리 새벽에 일어났는데 힘이 나고 신이 났다. 내일이 기다려졌다"고 말했다. 문센트 멤버들은 "시민이 찍은 뮤직비디오가 잘 나와 만족한다. 고생한 분들께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뮤직비디오는 심의를 받아 공식적으로 공개하고, 여행 영상물은 홍보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