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전. 기타선율이 흘러나왔다. 객석은 일제히 조용해졌다. 이어 피아노와 비올라의 선율이 하나씩 덧입혀졌다. 관객들은 눈을 감고 귀를 기울였다.

21일 오전 11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열린 '한낮의 유U; 콘서트'(이하 유콘서트)에서는 비올리스트 가영이 기타리스트 박윤우, 피아니스트 박종현, 아코디어니스트 유승호, 바이올리니스트 우태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이날 가영은 퓨전음악을 뜻하는 '크로스오버'로 비올라를 전면으로 내세워 공연을 이끌어갔다. 탱고음악을 선곡해 한낮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샹젤리제', '눈이 내리네', '너를 태우고' 등 익숙한 음악으로 관객들에게 한발짝 다가섰다.

친근하고 나긋한 음성으로 가영은 공연 중간중간 관객과 대화를 나눴다. 특히 직접 작곡한 '애원'을 연주할 때는 "남자한테 헤어지자고 말했는데 진짜 남자가 헤어지자고 했을 때의 느낌을 담은 곡이다"라고 운을 떼며 "제 이야기는 아니고 친구 이야기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가영은 이날 유콘서트에서 크로스오버 신예 발굴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가영은 "요즘 취업이 어렵듯이 음악 쪽에도 재능있는 친구들이 빛을 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있다. 그 친구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고자 '더사운드트리'라는 이름으로 신예 뮤지션들의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날 가영과 함께 듀엣 무대를 펼친 바이올리니스트 우태는 이 프로젝트로 4월 첫째 주에 앨범을 발표한다.

열정적인 탱고, 친숙한 멜로디, 다양한 이야기들로 채워졌던 공연은 관객들의 함성과 박수로 마무리됐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박진숙(55·중구) 씨는 "탱고가 우리랑 가깝지는 않은데 공연으로 접해 너무 좋았다. 마지막 '라쿠카라차'같은 경우 아는 곡이라 더 친근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지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