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가족 2017'이 시트콤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으며 베일을 벗었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SBS '초인가족'이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평범한 가족을 소개하며 시청자들의 폭풍공감을 불러왔다.

배우 박혁권이 제작발표회에서 말한 것처럼 '순풍산부인과'보다 재미는 없었다. 그러나 소소한 재미와 힐링, 그리고 공감이 있었다.

(사진제공=초인가족 방송캡쳐)

'초인가족 2017'은 평범한 회사원, 주부, 학생의 일상 에피소드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모두 초인'이라고 말하는 초감성 미니 드라마다. 방영 전 오랜만에 SBS에서 선보이는 시트콤으로 주목받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초인가족 2017'은 시트콤이 아닌 잔잔한 힐링드라마였다.

이날 1·2회가 30분씩 연속방송하며 도레미주류 2팀 나천일 과장(박혁권 분) 가족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배경도, 외모도 평범한 일명 '스댕수저'인 나천일 가족은, 최부장(엄효섭 분)과 박대리(김기리 분) 사이에 낀 만년과장인 나천일을 비롯해 다섯명의 딸부자집 셋째인 아내 맹라연(박선영 분), 공부도 외모도 중간인 중2병 딸 나익희(김지민 분)가 일상에서 겪는 '웃픈' 현실을 잔잔하게 담았다.

1회에서는 중간으로 산다는 것과 관련한 세 사람의 에피소드가 펼쳐졌다. 회사에 자신이 없는 것을 상상하는 나천일, 자매들 사이에서 왠지 모를 소외감을 느끼는 맹라연, 중간에만 낀 듯한 느낌으로 눈물을 흘리는 나익희 모습이 특히 그랬다. 말로 내뱉을 수는 없지만 한 번 쯤은 느꼈을 법한 그런 감정 말이다.

2회는 '정말로 행복하십니까?'에서는 SNS에 올라온 지인들의 여행 사진, 가족 자랑 글을 보며 별꼴에 유난이라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세상에서 자신만 빼고 모두 행복해 보이는 것 같아 결국 매일매일 맛도 없는 기상천외한 음식을 만들어 SNS에 올리기 시작하는 라연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후 라연은 자신의 요리가 맛없다는 것과 함께 남편 천일이 자신의 사진을 보정해 들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자신을 부끄러워 한다 오해,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초인가족2017'은 'LA아리랑', '순풍산부인과' 등 기존 시트콤처럼 포복절도할 웃음은 아니지만 답답한 일상에 지친 시청자들의 감성을 잔잔하게 건드리며 공감과 위로를 안겼다. '미혼'인 박혁권이 실제 40대 가장을 방불케하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현실감을 불어넣었고 처음 코믹연기에 도전한 박선영도 단아함 대신 평범한 주부에 녹아들었다. 맹랑한 중학생딸 김지민과 짧은 분량에도 극에 깨알같은 재미를 불어넣은 도레미 주류 영업 2팀 멤버들도 극에 활력을 줬다.

앞서 '시트콤'이라는 장르로 사랑을 받은 '순풍산부인과'나 '거침없이 하이킥'을 이을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초인가족'은 '시트콤'이라는 장르로 구분 짓기에는 아쉬울 정도로 평범함 속에 감동과 웃음을 담아 감정을 울렸다.

이영실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