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실적인 가족이야기에 끌려
- 전작 이후 4년 만에 출연 결정
- 생활력 강한 방송국 기자 역
- 개성 강한 동료 배우들 덕분에
- 색다르게 표현된 것 같아

단아하면서 딱 부러지는 모습의 이요원은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주로 커리어우먼 역할을 맡아왔다.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가족영화 '그래, 가족'에서도 이요원은 방송국 기자 역을 맡았다. 하지만 가족을 남보다 못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3남매 중 둘째 수경 역을 맡아 출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인물을 연기하기 때문에 이전의 출세 지향의 커리어우먼 역과는 결이 다르다.

	영화 '그래, 가족'의 한 장면. 아이필름 코퍼레이션 제공

'그래, 가족'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갑자기 열한 살의 막내가 나타나면서 서로 모른 체하며 살던 3남매가 가족애를 회복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1998년 영화 '남자의 향기'로 데뷔한 이래 벌써 20년 차 배우가 됐고, 쉼 없이 일하면서도 한 남자의 아내이자 세 아이를 둔 엄마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요원과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전설의 주먹' 이후 4년 만의 영화다. '그래, 가족'을 선택한 이유는?

	영화 '그래, 가족'에서 3남매 중 둘째 수경 역을 맡은 배우 이요원은 "가족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려 많은 분의 공감을 얻을 영화"라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처음에 출연 제의가 들어왔을 때 오랜만에 보는 가족영화라 일단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우리의 가족 이야기를 너무 현실적으로 그렸더라. 물론 '그래, 가족'도 가족영화가 주는 감동 코드를 위해 흔히 봤던 장면들이 있긴 하지만 정만식 선배님이나 이솜 씨 등 개성이 강한 배우들이 연기하면서 색다르게 표현된 것 같다.

-야심 많은 방송사 보도국 기자 역을 맡았는데, 기존에 연기해왔던 커리어우먼 역과 다른 느낌이었다.

▶야심이라기보다 생활력이 강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나라도 잘 돼서 집안의 빚도 갚고, 장남 역할을 못 하는 오빠(정만식)와 철부지 동생(이솜)도 도와줘야 해 앞만 보고 달리는 인물이다. 이전에 출연했던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출세에 대한 야망 있는 인물과 다른 면이 있다.

-일반적인 가족영화는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을 그리는데 '그래, 가족'은 남매들 간의 갈등을 그렸다. 실제 이요원 씨의 어떤가?

▶여동생이 한 명 있는데, 세 살 터울이라서 어릴 때는 엄청 싸웠지만 지금은 무척 사이가 좋다. 최대한 잘해주려고 하고, 동생도 저에게 '언니가 최고'라고 말한다. 어떤 친구보다 더 가까워서 부모님보다 의지가 될 때도 있다.

-어느 가족이나 말 못할 사연이나 갈등이 한 가지씩은 있다. 그래서 '그래, 가족'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된다.

▶주변 사람들을 보면 너무 행복해 보이고 아무 걱정이 없을 것 같은데 각자 가족 간의 갈등이 하나씩은 있더라. 그래서 더 현실적인 영화인 것 같다.

-오빠 정만식, 동생 이솜 씨를 비롯해 막둥이 정준원 군 등 배우들의 호흡이 돋보였다.

▶제가 실제로도 다정다감한 성격이 아니어서 영화에서처럼 준원이에게 툭툭 말을 건넸는데, 그것을 준원이가 잘 받아줬다. 정만식 선배님은 영화에서 악역을 연기했던 인상이 강해 처음에는 무서웠다. 그런데 선배님도 제가 차가워 보여서 처음에 무서웠다고 하더라.(웃음) 이솜 씨도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그런 분위기가 우리 영화와 맞았던 것 같다.

-만나보니 차갑거나 무뚝뚝해 보이지 않는데, 실제 성격은 어떤 편인가?

▶영화 속 수경과 많이 비슷하다. 학창시절에는 방 청소도 안 했고, 가족에게 틱틱거렸다. 어린 시절의 저를 아는 사람은 수경의 모습이 딱 저 같다고 할 것이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