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현대역사박물관'으로 구상
- 리모델링비 등 정부평가 신청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이 근현대역사박물관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부산시가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과 부산근대역사관을 묶어 '부산근현대역사박물관'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국비 확보에 들어갔다. 부산 중구 대청로의 옛 한국은행 건물 전경.

부산시가 옛 한국은행 건물을 부산근현대역사박물관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국비 확보를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해 국비 확보에 실패해 옛 한국은행 건물 리모델링이 제동이 걸린 이후 재도전이라 관심이 쏠린다.

시는 최근 부산 중구 대청동 옛 한국은행 건물과 부산근대역사관을 묶어 '부산근현대역사박물관'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립 박물관 건립 지원사업' 사전평가를 신청했다. 박물관을 조성하려면 관련 법에 따라 정부의 사전평가를 통해 전체 사업비의 40%까지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옛 한국은행 건물은 부산을 대표하는 근대건축물로, 원도심에 위치해 역사적·문화적 보존 가치가 높은 공간이다. 시는 2015년 11월 한국은행과 5년 분할납부 조건으로 88억6420만 원에 옛 한국은행 토지와 건물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이곳을 근대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하기로 하고 지난해 문체부 '공립박물관 건립 지원사업' 사전평가를 신청했다.

부산근대역사관 입구. 국제신문DB

하지만 부산근대역사관, 백산기념관 등 주변에 유사한 공간이 많아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통과하지 못했고(본지 지난해 10월 26일 자 6면 보도), 국비 확보 실패로 사업이 지연됐다. 또 지역 문화예술계가 이 공간을 단순한 박물관이 아닌 전시와 체험, 연구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달라고 요구해 근대박물관 조성에 난항을 겪었다.

시는 지난해 11월 시민 공청회를 열고 여론을 수렴한 뒤 이 공간을 주변 건물과 연계한 근현대역사 기록과 보관, 전시 공간으로 쓰는 것이 낫다고 판단, 옛 한국은행 건물 인근에 위치한 부산근대역사관과 연계해 부산근현대역사박물관을 만드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옛 한국은행 건물을 ▷근현대사 자료와 유물 보존관 ▷역사 체험관 ▷일제강점기 부산 전시관 ▷근현대 부산 경제사와 생활사 전시관 ▷근현대 아카이브센터 등 역사 보존과 전시·연구 공간으로 조성하고, 부산근대역사관은 근현대사 관련 인문학 강좌 등을 진행하는 교육관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두 공간을 연계하면서 부산근현대역사관 조성 사업비도 애초 290억 원에서 206억 원으로 낮아져 정부의 사전평가 통과에 유리하게끔 했다.

시는 국비 신청과 더불어 부산발전연구원에 '옛 한국은행 건물 활용방안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의뢰하고 건물의 세부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르면 오는 4월께 사전평가 통과 여부가 결론 나기 때문에 국비 확보만 결정되면 곧바로 실시설계 등 건물 리모델링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한 조처다. 하지만 시가 지역 문화예술계와 시민의 여론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해 옛 한국은행 건물 활용 안을 놓고 이견이 속출한 데다, 국비 확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사업 기간이 지연된 것을 두고 시의 늑장 행정에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시 관계자는 "건물을 장기간 내버려 두기 어려운 만큼 최대한 빨리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부산근현대역사박물관 조성 사업 개요 위치 부산시 중구 대청로 112 일원 사업규모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연면적 6506㎡), 부산근대역사관(연면적 2196㎡) 사업비 206억1800만 원(국비 82억4700만 원·시비 123억7100만 원) 공간구상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근현대역사박물관(지하 1층 보존관, 1층 체험관,  2층 역사관, 3층 생활관, 4층 기획관, 5층 연구관), 부산근대역사관-교육관 ※자료 : 부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