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잠'을 두고 다시 한번 불거진 '표현의 자유'논란 불거져

지난 2일 박영수 특검팀은 2014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광주정신展-터전을 불태우라'에서 화제가 됐던 '세월오월'에 대한 외압의혹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시 전시작으로 선정됐다 철회돼 화제가 됐던 '세월오월'은 홍성담 작가의 걸개그림 작품으로 세월호를 들어올리는 5.18시민군과 오월 어머니(5.18 민주화운동 당시 가족이 희생됐거나 본인이 피해를 당하고 살아가는 어머니)가 허수아비 모습의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박정희 전 대통령 등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당시 광주시는 홍 작가에게 전시기획과 다르다며 수정을 요구했고, 홍씨가 박 대통령의 모습을 닭으로 수정했지만 광주시는 전시여부를 끝내 결정치 않아 전시는 무산됐다.

최근 이에 대해 광주시가 김종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외압이 있었다고 시인해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근래 발생했다. 지난 20일부터 국회 의원회관 1층에서 열린 시국 비판 풍자 전시회 '곧, 바이! 展'에 전시된 이구영 작가의 '더러운 잠'이 그 논란의 핵심에 있다.

해당 작품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와 조르조네의 '잠자는 비너스'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작품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체로 잠을 자고 있고, 그의 배 위에 청와대에서 키우는 두 마리의 강아지와 사드 미사일 그리고 박정희의 초상이 놓여있다. 또한 그의 옆에는 침몰하는 세월호를 배경으로 주사기를 꽃다발처럼 받쳐 들고 있는 최순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더러운 잠'에 가해지는 주요 비판은 '여성혐오', '성적비하' 등이다.

미술평론가들은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썩 훌륭한 패러디 작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표현의 자유에 귀속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여성 정치인에 대한 성적 비하'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당 작품의 구도는 마네의 '올랭피아'지만 여인의 몸은 조르조네의 '잠자는 비너스'다"라며 "매춘부가 아닌 여신 비너스로 묘사된 것을 비하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또한 일부 예술가와 예술평론가들은 "과거 '세월오월'에 가해졌던 전시철회와 지금의 '더러운 잠'에 가해지는 비난과 전시 중단이 다를게 뭐냐"며 '더러운 잠'에 가해지는 비판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04년 미국 워싱턴의 시립 박물관에서도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작품이 전시된 바 있다.
그림 속에는 당시 대통령이던 조지 W. 부시가 벌거벗은 채 누워 있고 옆에는 부통령 딕 체니가 시추탑 모양의 왕관을 들고 있다. 뉴욕서 활동하는 케이티 디드릭슨이라는 여류화가가 그린 작품이었다.

이민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