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행·조직위 집권체제 개선 등
- 연극제 미래 위한 제언 담겨
- 그간의 상세한 과정도 기록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연극제에 대해 '확고한 정체성 논의와 더불어 기존의 체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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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 열린 제13회 부산국제연극제 개막작 '하녀들'(로만 비크튜 극단·러시아)의 한 장면. 부산국제연극제 제공 |
연극평론가 부경대 김남석(국어국문학과·사진) 교수는 최근 출간한 평론집 '빈집으로의 귀환'에서 이같은 제언과 함께 10년 세월을 훌쩍 넘긴 부산국제연극제의 그동안 과정을 분석하고 보완할 점을 짚었다. 그는 이를 "앞으로의 10년을 위한" 제언으로 표현했다.
김 교수가 생각하는 부산국제연극제의 큰 문제점은 "어중간한 상태에 놓여, 어떠한 연극제여야 하는가에 대해 답을 내놓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 번도 치열하게 논의한 바가 없고 산발적으로 쏟아지는 요구와 불만을 수용하는 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정체성에 대해서는 모두 서로 다른 답변을 내놓습니다. 낙후된 부산연극 발전을 위해서, 시민을 위해서 혹은 수익사업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자는 의견도 있죠. 다른 각도의 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외국 공연단 비율을 높여야 한다, 초청 비용 드는 외국 극단보다 국내 극단을 집중 지원해 내실을 기해야 한다, 다른 지역 극단 초빙을 확대해야 한다는 등 정체성과 방향 수립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부산국제연극제는 이제 지난 10여 년의 시간을 어떻게든 정리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김 교수의 말대로 부산국제연극제는 13회를 치르는 시간을 거쳤지만 여전히 성장통을 겪는 중이다. 부산 연극계의 숙원으로 창설된 부산국제연극제는 관객의 폭을 넓히고, 침체된 연극계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거창국제연극제와 같은 지역의 대표 연극 축제로 자리 잡을 것을 기대됐다. 하지만 다른 국제연극제와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문제는 끝내 해소하지 못한 가운데 집행부 인선에서 빚은 잡음, 해외 초청작의 질적 저하 같은 문제가 지속되면서 연극계 안팎으로 개혁과 변화를 요구받는 상황에 처했다.
김 교수는 이에 크게 두 가지를 제안한다. 정체성 확립과 연극제 구성 방식 변화다. 그는 "가장 먼저 할 것은 '어떤 부산국제연극제'를 만들지 결정하는 일(정체성 혹은 방향 수립)이다. 신기하게도 여태 한 번도 토론한 적이 없지만, 이제는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행위원장과 조직위원장이 함께 이끄는 중앙집권적 체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직위원은 자문위원 역할을 하고, 집행위원은 전문가 위주로 꾸려 실무 부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집행위원 구성에서 부산 위주로만 편성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정체성 확립이라는 큰 목표가 세워지면 자연스럽게 세부 사업 방향과 방식이 정해질 것이다. 적임의 인물을 추려냈으면, 이들이 활동할 장을 열어주고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 물론 책임과 의무도 부여될 것이다"면서 "투명하고 공평하고 개방적으로 운영해 애정을 갖고 보는 연극인과 시민에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신간 '빈집으로의 귀환'은 이밖에 전국 무대에 올랐던 부산의 연극 작품 분석과 부산국제연극제 등의 그동안 과정을 상세히 기록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