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돈이 많아도 바지 두 벌을 입지는 않는다." 35년 동안 9조5000억 원을 기부한 찰스 F 피니가 한 말이다. 그가 기부한 돈이 어느 정도 능력과 파워를 가진 재화인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보통 사람이 가늠하기도 어려운 돈을 그는 자연스럽게 나누며 살았다. 돈에 대한 가치관과 나눔에 대한 철학이 확실한 사람이다.

35년간 9조5000억 원을 기부한 찰스 F. 피니. 연합뉴스

이러한 찰스 F. 피니를 향해 '뉴욕타임스'는 그가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과 정반대로 살았다면, 트럼프가 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이며 현존하는 세계 최고 갑부 빌 게이츠는 "찰스 F. 피니가 나의 롤 모델"이라고 밝혔다. 오마하의 성자 워런 버핏도 찰스 F. 피니에게 영향을 받아 기부에 나섰다고 한다.

"죽고 나서 기부하는 것보다 살아있을 때 기부하는 게 훨씬 즐겁다. 기부를 미룰 이유가 없다. 지금이 바로 기부할 때"라고 찰스 F. 피니가 말했다. 그의 말처럼 기부를 통해 누리는 행복은 경험한 자만이 알 수 있다. 죽고 난 뒤에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사용되는 돈을 통해서 누릴 수 있는 기쁨과 즐거움은 하나도 없다. 돈을 통한 기쁨은 살아있을 때만 가능하다.

자녀들을 서로 원수 되게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재산을 많이 남겨놓고 죽는 것이다. 제일 좋지 못한 기부행위다. 그 기부행위를 살아있을 때 실천함으로써 최고의 기쁨과 행복을 누린 사람이 찰스 F. 피니다. 그는 자신의 마지막 재산 83억 원까지 기부하고 지금은 임대주택에 살면서 대중교통인 시내버스를 타고 다닌다. 그러면서도 행복하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타인을 사랑할 수 없다. 조직폭력배가 폭행과 살인을 행하는 것은 자신의 몸과 삶을 내팽개친 까닭이다. 자기 희망과 삶을 먼저 죽여야만 살인자가 될 수 있다. 이기심과 탐욕으로서 자기애가 아닌 진정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결코 타인의 삶을 비하하거나 조롱하지 않는다. 이러한 사람에게는 이기적인 사람이 절대 누리지 못하는 특별한 기쁨과 행복이 있다. 그것이 바로 기부다. 따라서 기부는 자신을 사랑하는 자가 누리는 특권이며 자신의 행복에 투자하는 선한 중독이다.

대부분 사람은 부자가 되거나 여유가 생기면 기부할 것이라고 자신을 속인다. 100원을 가졌을 때 10원을 남에게 주지 못하는 사람은 100억 원을 가져도 남에게 1억 원을 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처음부터 사람보다 물질 중심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사람 중심의 사람은 자신이 가진 물질의 양에 따라 사람에 대한 가치, 자세가 달라지지 않는다. 물질 중심의 사람에게 찰스 F. 피니가 말한다. "기부의 때는 바로 지금"이라고.

우리는 언제 죽을지 모른다. 죽음의 때에 입고 갈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 따라서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한다. 그러하기에 지금 내가 사용하는 돈만이 내 것이다. 예측 불가한 생의 마감시한 앞에서, 어차피 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날 것이라면 내 것으로 사용할 수 있을 때 마음껏 선용하는 것이 지혜자의 삶 아닐까? 새해에는 자신을 좀 더 사랑하여 타인을 위해 더 많은 나눔을 실천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가야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