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수현 아들이자 금난새 동생
- "아버지 유품 전시차 최근 방문
- 강서 음악거리서 업적 되새겨"
- 20일 부산문화회관서 공연

"저의 고향이며 아버지의 체취가 서린 부산, 그리웠어요."
부산시립교향악단의 2017년 신년 음악회 지휘를 맡은 금노상(64) 지휘자는 20여 년 만에 서는 부산 무대에 감격했다. 오는 20일 오후 7시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랜만에 부산 관객을 만나는 금 지휘자와 지난 8일 인터뷰했다.

그는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아버지가 저명한 음악인 금수현(1919~1992) 선생이다. 지휘자 금난새 씨가 그의 형이다.

금노상 지휘자는 서울예고, 한양대, 오스트리아 빈국립음악원에서 공부했으며 유연하고 정교한 테크닉을 가진 마에스트로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외 유수의 단체를 지휘한 그는 광주시립교향악단(1989~1994년, 2006~2007년), 인천시립교향악단(1994~2004년), 대전시립교향악단(2011~2015년)에서 상임 지휘자를 지내며 교향악단 수준을 높였다.

금 지휘자는 2015년 대전시향을 그만둔 뒤로 "자유를 만끽하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최근에는 부산에서 선친 금수현 선생의 유품을 전시하며 뜻깊었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쓰시던 피아노, 졸업장, 책상 등을 모교인 개성고(옛 부산상고)에 마련된 인물관에 전시하고 개관하느라 지난해 부산을 자주 방문했어요. 강서구에는 금수현 음악 거리가 있으니 아버지의 업적을 다시금 깨닫게 되지요."

부산 관객에게 음악을 선사할 기회는 드물었지만, 고향 사랑은 여전했다. "1996년까지는 부산시향 객원 지휘를 자주 했어요. 광주, 인천, 대전에 있을 때 지휘자 교류를 시도했는데 아쉽게도 인연이 닿지 않았어요. 너무 긴 시간 부산 관객을 뵙지 못한 아쉬움이 큰 만큼 만나는 기쁨도 큽니다."

금 지휘자는 신년과 어울리는 밝은 작품을 선보인다. '경기병 서곡'을 시작으로 빈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신년 레퍼토리인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왈츠)' '천둥과 번개(폴카)'를 연주한다. 흥겨운 재즈이면서도 기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를 피아니스트 김용배가 협연한다. 소프라노 강혜정은 임긍수의 '강 건너 봄이 오듯'과 아르디티의 '입맞춤'을 부른다. 금 지휘자는 "소프라노 강혜정과는 처음 호흡을 맞추는데, 요즘 주가를 올리는 최고의 성악가라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마지막 곡은 화려하면서 무게감 있는 스트라빈스키의 '불새'이다.

금 지휘자는 "악보를 볼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 나이 들수록 무르익는다 하는데 나는 항상 새로운 게 보여 신기하다. 어떤 무대든 그 무대에 선다는 것으로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5000원~2만 원. (051) 607-3106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