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성' 단편동화 시리즈로 엮고
- '전망' 디아스포라 총서 기획
- '호밀밭' 첫 소설선 청년 발굴
- '산지니' 굵직한 학술서적 준비
- "줄어든 독서 인구 늘리자"
- 출판학교·북콘서트 늘리기로
올해 부산의 문학·인문 출판사는 무엇에 주목할까. 전망, 해성, 산지니, 호밀밭 등 부산의 주요 문학·인문 출판사가 올해 내놓을 신간과 기획을 살펴봤다. 부산 문학·인문학계의 지형도와 올해 기상도를 어느 정도 전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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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출판 해성이 주최한 북콘서트가 지난해 10월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온천장역 북하우스에서 열리고 있다. 도서출판 해성 제공 |
■색다른 기획
도서출판 해성은 올해 '단편동화 시리즈'에 도전한다. 서하원 배익천 임신행 손수자 김영호 등 지역을 대표하는 동화작가의 동화집, 공재동 구용 박지현 등 동시인의 동시집을 연작으로 묶어 차례로 발간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에 기반을 두고 전국구로 활동하는 아동문학 작가를 끌어들여 아이와 어른이 모두 좋아할 만한 단편동화를 선보인다. 최해군 이해웅 유고집 등 지역 문단의 어른과 작가를 알뜰하게 챙긴 해성다운 발상이다. 해성 김성배 대표는 "부산의 정신과 뿌리를 찾는 부산학과 지역성을 담은 깊이 있는 읽을거리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서출판 전망은 '조선인 디아스포라 번역 총서'를 기획했다. 일본 제국주의에 떠밀려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등으로 내몰려 살아야 했던 디아스포라(본토를 떠나 타국에서 자신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공동체)에 주목하고, 디아스포라 담론을 제기한다. 일본에서 나온 관련 책을 번역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중국 대만 러시아 등으로 관심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전망 서정원 대표는 "한때 디아스포라 담론이 유행처럼 번졌다가 식었다. 근대가 만들어낸 제국주의와 식민주의를 다시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매출판사인 신생에서 '인문학 총서'와 '혁명 시인 단행본'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격적 영역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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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어로 번역된 이규정의 장편소설 '번개와 천둥'. |
1인 출판사로 시작해 어느새 식구를 4명으로 늘린 호밀밭은 올해 다양한 시도를 하며 출판사로서 입지를 굳히겠다는 각오다. 처음 시도하는 소설선과 그림책(장현정 작가, 배민기 그림), 국립해양박물관 부산발전연구원 등 여러 기관과 학술 연구 관련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청년 작가 발굴에도 적극적인데, 소설선의 첫 주인공으로 30대 여성 소설가 이정임의 '손잡고 허밍'을 준비했고, 서울 청년 늘샘의 여행기 '남한기행'과 부산 청년 서동하와 이윤영의 카페 여행기 '커피 잘 아는 남자, 커피 모르는 여자', 부산외대 학생 12명의 경험을 쓴 '우리가 본 한국의 다문화' 등이나온다. 호밀밭 서호빈 대표는 "출판사로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 청년 작가를 발굴하고 다양한 책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산지니 역시 다양한 시도를 한다. 지난해 이규정 소설가의 '번개와 천둥'을 몽골에 수출하는 등 대만 홍콩 태국 등에 판권 수출이 성공하자 올해는 좀 더 공을 들인다. 전국권 필진과 작업을 늘리면서 지역 출판사의 한계를 뛰어넘는 노력도 한다.
굵직한 인문·학술 서적도 낸다. 지난해 시작한 중국 근현대사상 총서로 19세기 중국 언론인이자 혁명운동가 천두슈의 '천두슈 사상 선집' 등을 낸다. 대만대학교 왕주홍(건축과) 교수 등 9명이 대만의 반란과 저항 흔적을 기록한 '저항의 도시 타이페이를 걷다'와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김효전 명예교수가 번역한 '바이마르 헌법과 정치사상' 등을 선보인다.
■희망을 찾자
지역 출판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출판업계 불황 탓이다. 이에 독서 인구를 늘리는 활동에도 나선다. 호밀밭은 상반기에 법인을 설립하고 독자와 출판사가 만나는 독서모임과 출판학교 등을 준비한다. 해성은 문학기행과 북콘서트를 병행한다. 산지니는 노인을 위한 대활자본 책자 발간과 저자와의 만남 확대 등을 시도한다. 산지니 강수걸 대표는 "출판계의 침체가 지속돼 더 적극적으로 시민의 독서 활동을 끌어내야 할 때다. 출판 콘텐츠를 다른 영역과 연계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