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조리한 현실 속의 '을' 생존 길 찾아가는 여정

안지숙 작가 11년만에 첫 소설집,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단편 7편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16-12-29 19:42:25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비정규직·장애여성 상처 등 담아

미련해 보이지만 자기 방식대로 생존의 길을 찾는 주인공의 모습과 각자의 방법으로 반전을 꾀하는 것, 그것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개인의 길'이 아닐까.

지극히 현실적인 소설 속 상황과 인물 묘사가 마치 '작가가 실제로 경험한 이야기인가?' 헷갈린다. '내 동료의 이야기' 심지어 '바로 나의 이야기' 같다고 느낄 독자도 꽤 있을 것 같다. 상사의 기분에 따라 자기의 마음 또한 종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직장인의 애환, 의지했던 가족에게 갑자기 버림받는 현대인, 사랑인 줄 알았지만 집착일 뿐이었던 슬픈 인연….

안지숙(사진) 소설가의 첫 소설집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산지니)'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혹은 생활인이 직접 겪었을 법한 일을 그려냈다. 안 소설가는 2005년 '바리의 세월'로 경주시와 경주문인협회가 시행하는 신라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으나 10여 년간 다른 활동을 하느라 온전히 글쓰기에 집중하지 못했다. 몇 년간 다큐멘터리 작업에 매달렸고, 이후에는 스토리텔링 작업을 하는 회사에서 일하며 매일 야근으로 '시들었다'. 그렇게 10년을 흘려보냈지만, 소설에 대한 샘솟는 애정은 드문드문 단편을 발표하게 했고, 그동안 내놓은 단편소설 7편을 엮었다.

책에 실린 단편 7편에는 비정규직, 계약직, 외주업체 직원, 가정과 사회에서 상처 입은 여성 등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이를 미련스럽게 견디는 인물이 등장한다. 스토리텔링 회사에서 일하는 여성이 회사 대표와 본부장의 갖은 횡포를 견디다 못해 최후의 결단을 내리는 '놀래미', 믿었던 직장 상사가 사업을 따내지 못해 월급 받을 길이 없어진 여인의 이야기 '각다귀들'은 현실감이 크다.

공공기관에서 외주 받은 일을 다시 극단에 외주를 준 여성이 비정규직으로 불안정한 자신의 위치와 극단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입양한 아들 때문에 소외당한 딸의 외로움을 다룬 '티눈', 장애 여성의 집착을 독특하게 그린 '스토커의 문법' 등도 실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왜 저렇게 사나' 싶을 정도로 답답하지만, 각자 속으로는 반전을 꿈꾼다.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은 담담한 듯하나 탄탄하고, 때로 통통 튀는 문체 덕분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이 꼭 소설가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것 같다는 질문에 안 소설가는 "물론, 나 또한 '을'로 살았던 경험이 있으므로 전혀 그런 점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어디까지나 픽션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렇게 무능력하고 잘난 것 없고 때론 비열하기까지 한 사람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길을 찾는 모습도 어떤 면에서 독자에게 용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목숨 걸고 장편 소설을 쓰고 있다"는 그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0. 10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6. 6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7. 7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8. 8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9. 9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10. 10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1. 1[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2. 2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3. 3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4. 4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5. 5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6. 6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7. 7“밀양·부산 내륙 기행” 인기 폭발… 1~9월 6000여 명이 열차 이용
  8. 8부산 온 금융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률 30%' 눈 가리고 아웅(종합)
  9. 9‘8% 넘게 폭락’ 두 달만에 코스피·코스닥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10. 10[속보]“편의점 김밥 잘 골라야”… 속 재료·영양·가격 등 제품마다 제각각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7. 7고성 출신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 자랑스런 경남인상 수상
  8. 8해인사, 팔만대장경 한 본 더 제작한다…29일 판각 시작 알리는 고불식
  9. 9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10. 10근무 중 헬스장 222차례 간 경감…법원 “강등 정당”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3. 3[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