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 임응식부터 신예 송현철 등
- 사진 영화 등 다양한 작품 전시

'전설 임응식부터 신예 송현철까지'.

부산시립미술관이 새해를 맞아 시대와 매체를 넘나드는 3개의 기획전을 22일 동시에 시작한다.

정인성 사진작가의 1949년 작 '부산 충무동'

먼저 아날로그 카메라 1세대 사진가로 '부산 사진'의 초석이 된 임응식(1912~2001)과 정인성(1911~1996) 두 작가의 작업세계를 되짚는 '시간의 산책자들' 전이 2층 대전시실에서 내년 2월 26일까지 진행된다. 부산미술의 텃밭을 일군 지역 작가를 돌아보기 위해 2009년부터 시작한 연례 기획전의 하나다. 일제강점기 부산에서 사진을 시작한 두 작가는 한국 사진문화 정착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관객은 두 작가의 삶과 연계된 작품 240여 점과 자료가 설치된 전시장에서 두 사람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저평가 됐던 정인성 작가의 작업이 재평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 서울 일본 작가 18명이 참여해 도시생태에 얽힌 개인과 자본의 욕망을 살피는 '욕망의 메트로폴리스' 전은 3층 대전시실에서 내년 4월 2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에는 한진중공업 노조의 역사를 다룬 김정근 영화감독의 다큐멘터리 '그림자들의 섬'을 비롯해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초대작가 김아영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60여 점을 다양한 매체로 선보인다.

송현철 작가의 로봇 연작 '히어로'

전시는 3개의 소주제로 나뉜다. 급속한 개발과 소비로 대변되는 스펙터클한 도시 이미지를 보여주는 '환영의 도시'에는 안세권, 조세피나 리, 김태연, 정혜련 작가가 참여한다. 욕망의 이면에 은폐된 도시문제를 말하는 '도시의 이면들'에는 조형섭 박자현 서평주 정주하 김아영 임봉호 이광기 허병찬 변재규 김정근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도시민과의 예술적 소통을 추구하는 내용을 담은 '아래로부터의 사람들'에서는 감윤경, 기타가와 타카요시, 정윤선, 백현주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시립미술관이 부산의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기획 전시 '빅매치' 두 번째 주인공으로 송현철 작가가 선정됐다. 송 작가는 시립미술관 로비에서 내년 2월 26일까지 '더 히어로:오마주 투 이중섭' 전을 개최한다. 빅매치 전시는 블록버스터급이나 대가의 전시에 부산의 젊은 작가 작품을 매칭해 지역 미술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목적으로 지난해 11월 앤디 워홀 전부터 시작됐다.

송 작가는 시립미술관 2층에서 열리고 있는 '이중섭, 백년의 신화' 전의 주인공인 이중섭에 대한 경의(오마주)로 로봇 영웅 신작을 발표한다. 이중섭을 상징하는 '소'의 오마주 작업으로 생활용품인 캔을 변형시킨 작품이다.

김아영 작가의 영상 작품 '돌아와요 부산항에' 캡처 장면.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