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FF 초청작 내년 1월 개봉 예정
- 첫 영화 '개똥이' 이어 정식 상영
- "상업영화로 관객과 공감 고민"
- 30억 원 규모 차기작 제작 모색

"부산에서 '재미있는 독립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영화공동체 광화문시네마가 만든 '족구왕' '범죄의 여왕' 같은 영화 말이죠. '소시민'은 그런 목표로 만들었어요. 관객이 웃으면 좋겠어요. '독립영화를 본다' 하면 마음가짐부터 너무 진지해지는데 그런 편견(?) 없이 봐주셨으면 합니다."

	김병준 감독이 내년 1월 개봉하는 '소시민'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임경호 프리랜서 limkh627@kookje.co.kr

내년 1월 영화 '소시민' 개봉을 앞둔 김병준(31) 감독은 "상업영화를 지향한다"고 말한다. 저예산 독립영화는 '산업'보다 '예술'에 무게가 실린다는 일반의 인식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영화'는 세상에 공개돼 많은 관객이 보아주면 또 다른 가치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또한, 제작비 자립을 최대한 이뤄 배우와 스태프를 챙기고 싶기도 하다.

"영화를 통해 자기 이야기를 충분히 하면서도 관객의 사랑을 받는 훌륭한 감독님이 많이 계시죠. 확실히 영화는 예술이지만, 졸업(동서대 영화학과) 후 영화산업에 뛰어들어 보니 관객의 공감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됐어요. 영화는 관객이 보아주면서 가치가 생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아가 함께 고생하는 배우·스태프와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일을 하고 싶은 마음도 크고요. 찬바람 맞으며 고생하는데 그렇게 일하면 얼마나 신이 나겠어요"

	영화 '소시민'의 한 장면.

그런 믿음에서 탄생한 '소시민'은 그의 말을 빌리면 '복잡하지 않고, 재밌게 보며 웃을 수 있는 영화'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호평받은 작품으로 내년 1월 상영이 결정됐다. 평범한 직장인 가장이 한밤중에 겪는 삶의 좌충우돌을 그렸다. 지난해 여름 완성돼 1년 만에 개봉이 확정된 것인데, 독립영화 배급이 어려운 현실에서 꽤 빠른 편이다. 그는 "함께 고생한 사람들이 보람이라도 느낄 수 있게 꼭 개봉시키고 싶었다. 수익은 기대하지 않지만 빚은 덜 졌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갓 서른을 넘긴 김 감독은 동서대 재학 중 만든 첫 영화 '개똥이'가 2012년 제17회 BIFF에 초청돼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첫 영화 '개똥이'는 영화제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정식으로 개봉하면서 시장에 나갔을 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혹평도 많았다. 김 감독은 "영화제에서 만난 시네필(영화애호가)들은 열린 마음과 애정으로 봐주었는데 '시장'에서는훨씬 혹독한 평을 하더라. 넓은 관객층의 공감을 얻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며 "영화 만드는 것보다 관객이 원하는 지점을 찾는 게 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 출신 김 감독은 대학에 진학하면서 부산과 인연을 맺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도시에서 영화를 한다는 것에 큰 자부심이 있다"는 그는 첫 작품이 초청됐던 당시 가슴 벅찬 순간을 잊지 못한다. "'부산이 낳은 영화인' 'BIFF 키즈'로 불리는 것이 목표죠."

"부산에서 재밌는 독립영화 나아가 상업영화까지 성공시켜보겠다"는 목표는 진행되고 있다. 부산영상위원회가 지원하는 기획개발 프로그램에서 만난 영화 PD와 현재 차기작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다. 30억 예산을 잡고 '통하는 영화'를 연구 중이다. 김 감독은 "내년 상반기 안에 투자가 확정돼 촬영에 들어가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젊은 영화감독 김병준의 '통하는' 차기작이 벌써 관심을 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