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개막 이후 주 5회씩 무대
- 책임감에 철저히 컨디션 관리
- 20·30대 50여 명 뭉쳐 환상호흡
- 다양한 장르 섭렵 예술가 꿈꿔

광대는 무릇 구수한 입담과 재치있는 애드리브로 남녀노소 관객을 울고 웃겨야 한다. '부산 대표' 한류 상설 공연 '왕비의 잔치 시즌2' 속 광대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에서 광대 역할을 6개월 넘게 거의 매일 하다시피 한 청년 국악인이 있다. 오민혁(26) 씨와 구은슬(24) 씨다. '왕비의 잔치 2' 속 남녀 주역급 청춘 국악인 두 명을 해운대그랜드호텔 '왕비의 잔치' 상설 공연장에서 만났다.

오민혁(왼쪽) 씨와 구은슬 씨가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 '왕비의 잔치 시즌 2' 상설 공연장에서 관객의 흥을 돋우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전주 출신 오민혁 씨와 부산 출신 구은슬 씨는 이제 건강 관리의 '달인'이 됐다. 지난 5월 개막한 뒤로 주 5회 무대에 오르다 보니 컨디션 조절과 몸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아직 풋풋한 20대이지만, 상설 공연에 대한 책임감은 누구 못지 않게 막중하게 느낀다. "저희는 매일 하지만, 관객들은 한 번 보는 공연이잖아요. 하루도 일탈하지 않고 컨디션 유지하는 게 중요하죠."(오민혁) "날씨가 습할 때 또는 추울 때 어떻게 목 관리를 해야 하는 지 등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익히죠."(구은슬)

두 사람은 역할은 광대이다. 관객석으로 가 노래를 함께 부르거나 관객과 눈을 마주치고, 추임새를 알려주고, 무대 위에서 땀 흘리는 공연자를 위해 박수를 유도한다. 무대 위 춤꾼들과 객석의 관객을 잇는 가교이다. 이들은 "외국인 관객을 비롯해 한국 전통춤과 국악을 낯설어 하는 분이 많다. 관객이 출연진과 함께 공연을 만들어간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광대의 임무에 관해 설명했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은 끊임없이 호흡을 맞춘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에도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재미있게 이야기해서 호응을 끌어내요."(구은슬) "전라도에 유명한 재담이 많은데, 사람들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까 늘 얘기하죠."(오민혁) 그 결과 요즘 유행하는 '히트다 히트'가 히트를 치고 관객석에서도 "쉬었다 하이소" 등 반응이 나와 즉석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들 외에도 '왕비의 잔치'에는 20, 30대 예술인 50여 명이 동래학춤, 선녀춤, 북의 대합주, 대례복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오민혁 씨와 구은슬 씨는 "전우애가 느껴질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50여 명이 가족처럼 지내지 않으면 이렇게 장기간 함께 못 하죠."(구은슬)

'왕비의 잔치 시즌 2'는 다음 달 25일 마지막 공연을 향해 가는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모두 2만231명(총 133회 공연)이 관람했으나, 올해는 129번 째 공연 현재 2만1229명이 관람하고 유료판매율도 15%포인트 올랐다.

오민혁 씨와 구은슬 씨는 '왕비의 잔치'처럼 '멀티 예술가'로서의 자질을 키울 무대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공연 예술계가 필요로 하고, 앞으로 보여줘야 하는 건 융복합 인재인데, 이를 해낼 수 있는 자리는 너무 적고 좁아요.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서 여러 가지를 겸비한 예술가로 발전하고 싶어요."(오민혁·구은슬)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