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한석의 리액션] 영화 '로스트 인 더스트'의 다른 감상법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11-10 19:07:44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로스트 인 더스트'는 걸작까진 못 되더라도 꽤 재미있는 영화다. 은행 빚 때문에 농장을 차압당할 위기에 처한 토비는 자신의 농장에 값비싼 석유가 매장되어 있음을 한 발 늦게 알게 되고, 어떻게든 빚을 갚아 농장을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형 태너에게 함께 은행을 털자고 제안한다. 은행을 털어서 은행 빚을 갚기로 한 것이다. 한 노년의 경찰이 이들을 뒤쫓는다.

영화가 재미있어서 다른 이들의 의견까지 찾아보다가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됐다.'로스트 인 더스트'는 서부극이라는 데에 이견 없이 의견이 모아진다는 점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좀 다르게 느껴진 터라, 짤막한 다른 감상법 하나 정도는 추가해도 될 것 같다.

'로스트 인 더스트'를 케이퍼 무비 혹은 하이스트 필름(이른바 강탈 장르라고 지칭되는 범죄영화의 하위 장르)으로 보는 건 좀 빤해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 사건이라는 면모에서 보면 '로스트 인 더스트'는 별수 없이 케이퍼 무비다. 한편, 서부극에나 등장할 법한 풍경으로서 황무지가 있지만 그 황무지 사이에 커다란 도로가 뚫려 있고 결국엔 그 도로를 자동차로 질주하다 최후를 맞는 자가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어떤 로드무비의 전형을 닮았다고도 해야 할 것 같다. 혹은 인물의 관계도라는 면에서 본다면 몇몇의 짝패를 주인공으로 하는 장르인 버디무비의 전형 안에 있기도 하다.

케이퍼 무비-로드 무비- 버디 무비를 합쳐 놓은 이 덩어리는 그럼 무엇이 될까. 평자들이 '로스트 인 더스트'와 그 유사함을 강조하며 비교하기를 즐기는 영화인 코언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그런 점에서 사실 유사함보다는 차이점이 더 많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훔친다기보다는 줍고, 길 위에서의 운명보다는 도주와 추적이라는 힘의 대결이 중요하며, 그 힘을 겨루는 이들은 무엇보다 짝패가 아니라 각자의 단독자다. 가장 중요하게는 두 영화의 정조가 다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냉혹하지만 '로스트 인 더스트'에는 묘한 향수가 있다.

강탈하고(케이퍼 무비) 질주하는(로드무비) 버디(버디무비)들의 인생막장의 몰락과 혹은 그 복원에 대한 드라마가 융성했던 시절이 미국 영화에 있었다. 뉴 아메리칸 시네마라고 불렸던 1960년대 중후반에서 70년대 중후반에 이르는 시기의 영화들이다. '로스트 인 더스트'의 정조가 그 뉴 아메리칸 시네마 영화들에 닿아 있다고 필자는 느낀다.

그러니 이상한 우연이다. 뉴 아메리칸 시네마는 난폭함이 무력감을 조장하던 사회의 분위기가 만들어낸 양상이거나 사조였다. 그 영화들 속에는 '로스트 인 더스트'만큼이나 박탈감과 과격함으로 허덕이는 인물들의 드라마가 즐비했고 그 때문에 인상적이기도 했다. 영화가 당대 정치사회의 경직된 분위기와 연관 없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로스트 인 더스트'는 오바마 시대의 금융 위기가 동기가 된 영화다. 하지만 우린 이 영화를 본 지금 다른 무엇도 본다. 난폭함을 정치적 매력으로 치장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도 본 것이다. 이 현실정치는 또 어떤 영화의 것들을 자극할 것인가 질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

영화평론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임시병동 차린 축구경기장
  2. 2미국 코로나 사망자 3170명…9·11 테러 희생자 수 넘었다
  3. 3[서상균 그림창] 이 길, 끝이 있겠죠?
  4. 4숨통 트인 마스크 대란…약국 앞 긴 대기줄이 사라졌다
  5. 54·15 총선 공약 평가단 가동
  6. 6다시 뛰는 부산 신발산업 <9> 아다지
  7. 7창원시 ‘로컬우유’ 판매 성공 힘입어 수산물도 ‘드라이브 스루’ 특판 행사
  8. 8[세상읽기] 기후위기와 ‘깨어나는’ 바이러스 /오기출
  9. 9김해 귀촌·청년농 위한 농업창업힐링센터 개소
  10. 104말? 5초? 프로야구 개막 또 연기
  1. 1‘오른소리’ 박창훈 발언 논란 “문 대통령, 임기 끝나면 교도소 무상급식”
  2. 2주한미군 한국인 무급휴직 내일로…방위비 분담금 이견 여전
  3. 3심상정, ‘n번방’ 근절 입법촉구 1인시위…“국민 분노에 응답해야”
  4. 4정부 “합리성과 신속성 기준" 다음 주 재난지원금 지급기준 발표
  5. 5문대통령 “해외유입 철저통제…개학 연기 불가피”
  6. 6동구 수정2동 행정복지센터에 익명으로 면마스크 전달
  7. 7정은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유감…4월 1일 시행”
  8. 8안철수 “비례정당, 배부른 돼지가 더 먹으려는 행태…이번 선거는 20대 국회 심판”
  9. 9총선 재외투표 코로나19로 절반가량 투표 못 해…이날까지 귀국 시 투표 가능
  10. 10자녀 유학 중 귀국·주말마다 부산행…가족들도 뛴다
  1. 1 아다지
  2. 2금융·증시 동향
  3. 3 현대상선 ‘HMM’으로 사명 변경
  4. 4부산·울산 중기협동조합 4곳 이사장 새로 선임
  5. 5부산시, 지역 웹툰·웹드라마 등 콘텐츠 성장 지원
  6. 6 주유소 휘발윳값 1300원대로 ‘뚝’
  7. 7주가지수- 2020년 3월 31일
  8. 8
  9. 9
  10. 10
  1. 1경남 코로나19 창원 1명·진주 2명 추가 확진…창원 환자는 남아공 다녀와
  2. 2어린이집 개원 유치원 이어 무기한 연기…긴급보육 계속 실시
  3. 34월 9일부터 순차적 온라인 개학···“수능 일정 조정될 수 있어”
  4. 4부산시, 115~116번 확진자 동선 공개
  5. 5저소득층, 3개월간 건강보험료 감면
  6. 6부산 코로나19 추가 확진 2명…미국서 입국
  7. 7부산 코로나19 추가 확진 0명 … 지역 내 감염 8일째 없어
  8. 8유치원, 초중고 개학 여부 오늘 발표…수능 연기도 검토
  9. 9부산 낮 최고기온 17도…내일 새벽부터 비 소식
  10. 10진주에서 31일 코로나19 확진자 2명 추가 발생
  1. 1강철멘탈 좌완 루키 박재민…거인 필승조 한자리 꿰찰까
  2. 24말? 5초? 프로야구 개막 또 연기
  3. 3경기일정 고려…딱 1년 늦춘 도쿄올림픽
  4. 4
  5. 5
  6. 6
  7. 7
  8. 8
  9. 9
  10. 10
성백의 아츠버스(ArtsBus)…유라시아를 달리다
한달여를 달려 유럽의 국경에 서다
정상도의 '논어와 음악'-세상을 밝히는 따뜻한 울림
제6곡-자강불식
김석화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청각장애인의 ‘목소리’ 수어 엿보기
목격자 되기
동네책방 통신 [전체보기]
프로파일러와 영화 보며 ‘진짜’ 범죄 이야기 들어요
오웰 흔적 찾아 떠난 여행담…그의 삶과 작품 얘기해요
박선미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사람다움에 대해
그 많은 학원 다녀도 못 푸는 문제…참된 삶이란 무엇일까
부산 웹툰 작가들의 방구석 STORY [전체보기]
동생의 진로. 수국
웹툰 작가의 연애. 빵야
새 책 [전체보기]
오웰의 코(존 서덜랜드 지음·차은정 옮김) 外
나중 일은 될 대로 되라지!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소련해체 과정 생생 정리
도올이 쓴 1인칭 시점 예수전기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부산 마리나’ - 박경태 作
‘기억의 경계12’ - 김인옥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잉어 할아버지가 매일 바쁜 이유 外
콩과 함께 흥미진진한 등굣길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구포역 /문운동
어머니1 /박구하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킹덤2’ 김은희 작가
영화 ‘이장’ 정승오 감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다시 뜨거워지는 ‘월화드라마’ 시장
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 맞은 촬영장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봉준호 영화와 ‘사건’의 철학
‘페인 앤 글로리’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조준형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북코칭 전문가의 책 잘 읽는 이야기
숱한 차별을 버텨온 당신에게 박수를
최예송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봄의 시작점에서
함께 살아가고 부딪치는 사람, 그리고 공동체를 향해
BIFF 리뷰 [전체보기]
폐막작 ‘윤희에게’
‘마르게와 엄마’
BIFF 현장 [전체보기]
위장이혼 하자마자 복권에 당첨된 남자
“장애인 돌봄 활동하며 느낀 점 영화에 담아”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20년 4월 1일
묘수풀이 - 2020년 3월 31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0년 4월 1일(음 3월 9일)
오늘의 운세- 2020년 3월 31일(음 3월 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주말의 BIFF - 10월 11일·12일
오늘의 BIFF - 10월 10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寵愛若驚
後進爲先進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하프마라톤대회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