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권으로 걸러진 심사 대상이 둘로 줄어드는 데 큰 주저는 없었다. 서정적 추상을 경계하면서 시적 발화와 시어의 밀도를 따져 서규정의 시집 '다다'를 선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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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조영서, 이유경, 구모룡 |
서규정의 시는 일찍이 미학주의와 현실주의를 가로지르는 개성적인 위치로 주목을 받아왔다. 진실한 자기표현을 통하여 현실의 허위를 돌파하는 시적 모험을 지속한 것이다. 그는 자기로부터 개진된 발화가 고백이나 나르시시즘에 머무는 우를 범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구체적 세계를 놓치고 관념으로 쉽게 이월하는 추상화로 기울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시적 표현이 세계 내 존재의 긴장과 생동하는 수행을 매개로 구체성을 획득한 희귀한 사례가 아닌가 한다.
서규정은 시인으로서 자기를 세상의 잡음 속에 배치함으로써 일상과 세계의 모든 사물에 공명한다. 작고 미천하고 버려진 것들의 실존에 동참하는 그는 안으로부터 열려 그 외부와 화해하는 서정적 신체를 매우 건강하게 노래하고 있다. 바닥과 허공을 한데 두고 사유하는 그의 시적 행보에 거는 기대 또한 크다.
시인은 스스로 말을 찾고 형태를 만들면서 그 속에 삶의 율동을 담아내는 사람이다. 관습과 관념에 의탁하거나 구체적인 삶과 무연한 추상으로 기우는 것을 저어해야 한다. 소위 시적 진실은 시적 특이성과 다를 바 없다. 서규정의 시집 '다다'는 "다다"라고 말하면서 존재의 진실을 온몸으로 파고든다. 수상을 축하하며 더 큰 정진을 기대한다.
심사위원=조영서(시인), 이유경(시인), 구모룡(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