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작은 대중 소통 중요한데
- 내 영화가 선정돼서 나도 놀라"
- 배우로 출연한 양익준 감독
- "올 비프, 영화인들 마음 무거워"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이자 69개국 299편 영화 상영의 시작을 알리는 '춘몽'의 기자회견이 6일 오후 개막식에 앞서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강수연 BIFF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춘몽'의 장률 감독과 배우 한예리 양익준 이주영 등이 참석했다.

영화 '춘몽'의 감독과 배우들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수연 BIFF 집행위원장, 배우 양익준, 장률 감독, 배우 한예리, 배우 이주영. 서정빈 기자 photobin@ kookje.co.kr

일상 속의 풍성한 유머와 여유가 느껴지는 '춘몽'은 서울 변두리인 수색을 배경으로 거동 못 하는 아버지를 모시고 작은 술집을 하는 여자 예리와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는 청년 익준, 종빈, 정범의 이야기를 그린 흑백 영화다. 배우로도 활동하는 양익준 감독을 비롯해 윤종빈, 박정범 감독 등 충무로의 젊은 영화감독들을 주연배우로 캐스팅한 것이 눈에 띈다.

BIFF와 인연이 많은 장 감독은 개막작으로 선정된 소감에 대해 "개막작은 '영화제의 꽃'이라 말하기도 하는데, 대중과 쉽게 소통하는 가벼운 영화가 선정되곤 한다. 그런데 우리 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해서 솔직히 약간 놀랐다"고 말했다.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쳐 개막하게 된 올해 BIFF에 대해 중국 연변 출신인 장 감독은 "(소나무를 표현한) 이번 BIFF 포스터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포스터에 담긴 정서에 모두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BIFF가 계속 좋은 영화제로 남아 관객과 만났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극 중에서 모든 인물에게서 사랑받는 예리 역을 연기한 한예리는 "제목이 '춘몽'이어서 그런지 촬영하면서 이야기가 나른했으면 했다. 그래서 제목처럼 재미있게 보고, 사라지는 느낌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예리는 "'춘몽'은 두세 번 보시면 볼 때마다 달라지는 미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가볍게 다음에는 무겁게 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감상 포인트를 전했다.

장 감독은 "한예리 씨는 우리 고향(연변)의 정서가 몸에 있다. 요즘은 사람을 대하는 좋은 태도, 소박함 등이 점점 사라지는데, 한예리 씨와 술 한잔 같이해보면 아실 것이다"라며 칭찬했다.

현재 일본에서 배우로 참여하는 작품을 촬영하다가 부랴부랴 왔다는 양익준 감독은 "개막식에서 영화를 처음 보게 되는데 떨리기도, 궁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인의 마음이 다 무거울 것이다. 건강한 예술 생태계가 무엇인지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작품 선정은 자유롭게 선택하는 문제인데 그걸 차단당하는 건 무시무시한 사회다. 만드는 사람이 이런 것을 생각해야만 하나"라며 BIFF가 겪은 일련의 과정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